정부 한·EU FTA 과잉 홍보 ‘눈살’… 車 수출·수입 같이 늘어났는데도 “수출 효과”
입력 2011-11-13 18:34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자동차 수출과 수입이 모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수입에 대한 언급은 없이 FTA 이후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고만 13일 밝혔다. 한·미 FTA 비준안 통과에 대해 긍정적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수출 효과만 강조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재정부에 따르면 한·EU FTA가 발효된 지난 7월 이후 4개월간 자동차 수출액은 18억3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급증했다. 자동차부품 수출 역시 20% 증가했다. 재정부는 “7∼9월 우리나라 브랜드의 승용차 판매는 매달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한·미 FTA가 비준되면 미국 시장에서 우리 승용차의 관세 2.5%가 4년 뒤 없어져 일본을 비롯한 경쟁국에 비해 유리한 지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EU와 FTA 체결 이후 전체적으로 수출보단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경제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EU FTA가 발효된 7월부터 9월까지 EU로 수출은 130억4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증가했다. 반면 수입은 123억5200만 달러로 26.5%가 늘었다.
자동차의 경우 수출이 늘어난 것은 분명했지만 수입도 7월 94.4%, 9월 21.7%가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에만 11.8%가 감소했다.
자동차의 경우 유럽차의 국내 판매는 이미 지난해 수치를 뛰어넘었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BMW는 2만565대를 팔아 지난해 1만6798대를 돌파했다. 폭스바겐도 1만880대로 지난해 1만154대보다 많았고, 아우디, 재규어 등도 이미 지난해보다 많은 차를 팔았다.
김찬희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