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스포츠가 불건전한 춤?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에요

입력 2011-11-13 17:40


설곳 없는 댄스스포츠 학원… 해법은 없나

요즘 댄스스포츠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2007년 TV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을 통해 대중에 다가선 댄스스포츠는 올해 또다른 예능 프로그램 ‘댄싱 위드 더 스타’를 통해 완전히 대중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댄싱 위드 더 스타’에 나왔던 댄스스포츠 선수들 가운데 박지우 등은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기도 한다.

실제로 이런 예능 프로그램에서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댄스스포츠를 배우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주민센터나 스포츠센터는 물론 초등학교의 방과후 교실이나 노인학교 등에서도 댄스스포츠는 인기있는 과목 가운데 하나다. 전국댄스스포츠연합회에 따르면 댄스스포츠 등록 선수는 학생과 성인을 합쳐 3000명 가까이 되며 전국적으로 600만명 정도가 생활체육으로 즐기는 것으로 즐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희 전국댄스스포츠연합회 홍보실장은 “댄스스포츠는 음악이 있는 스포츠로 웬만한 운동 못지 않게 건강에 좋다”면서 “파트너가 있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매너를 배우는 등 정서 함양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댄스스포츠는 2010년부터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 됐으며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올림픽 시범종목으로 8년부터 올림픽 시범종목으로 들어가 있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따낸 바 있다.

하지만 국위 선양에도 기여하고 남녀노소가 즐기는 생활체육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댄스스포츠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무엇보다 댄스스포츠를 지루박이나 브루스처럼 성인들이 즐기는 사교댄스와 함께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상 무도업으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댄스스포츠 학원을 운영하려면 상업 지구 대로변에서만 해야 하며 미성년자는 출입이 금지된다. 따라서 학생 선수조차도 가르칠 수 없다.

이 때문에 댄스스포츠계에서는 편법으로 학원을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대로 댄스스포츠 학원이라는 간판을 붙이고 운영하다간 불법으로 고발되거나 허가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성재가 나온 영화 ‘바람의 전설’ 안무를 맡았으며 국내외 댄스스포츠 대회에서 심사위원이기도 한 샤리 권(권금순)씨조차도 에어로빅장을 차려 댄스스포츠를 가르치고 있다. 샤리 권씨는 “요즘 학교 방과후교실에서 댄스스포츠를 가르치면서 정작 학원을 다니지 못하게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댄스스포츠에 대한 비현실적인 규정을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댄스스포츠 계에서 이름을 대면 알만한 유명 교사들 대부분이 000연수원 문화센터나 000신문사 부설 평생교육원 또는 동호회의 형태로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동호회의 경우 사실상 학원인데도 회비를 내는 것처럼 꾸민다.

유명한 댄스 스포츠 강사인 데이비드 리(이대권)씨는 “10여년 전부터 댄스스포츠의 불합리한 법률적 지위에 대해 여러 차례 정부와 국회에 의견을 제시했으나 전혀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중국이나 일본 등 외국에서는 정책적으로 댄스스포츠를 보급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댄스스포츠가 풍속영업 규제에 묶여 발전이 정체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