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실수로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 발표
입력 2011-11-12 00:35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10일(현지시간) 실수로 프랑스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가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소동이 벌어졌다.
S&P는 단순한 기술적 오류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금융위기로 프랑스가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벌어진 일인 만큼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프랑스 금융 당국도 엄정한 대처를 선언했다.
S&P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쯤 회사 고객 일부에게 ‘등급 강등(Downgrade)’이라는 제목과 함께 프랑스 신용등급을 가리키는 링크가 게재된 메시지가 자동 발송됐다. 이 링크를 클릭하면 나오는 프랑스 신용등급은 기존 그대로 최고등급 ‘AAA’였다.
S&P는 사고 후 “프랑스는 여전히 최고등급 국가”라고 확인하며 “오류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메시지 여파로 시장은 일대 혼란을 겪었다. 뉴욕 주식시장에서는 한때 주가 상승세가 주춤했다. 오류라고 정정 발표를 하는 데도 1시간반이나 걸려 이 사이 10년 만기 프랑스 국채 금리는 27베이시스포인트(bp=0.01%) 급등해 3.46%로 뛰었다. 같은 만기 독일 국채와 금리 차이는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
프랑스 금융감독 기관인 금융시장청(AMF)은 즉각 경위 조사에 착수했다. 유럽증권·시장청(ESMA)과도 협의에 들어갔다. 유럽연합(EU)은 11일 S&P의 실수에 대해 “매우 심각한 사고였다”고 비난했다. 미셸 바르니에 EU 역내시장·서비스 정책 담당 집행위원은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겠다”며 “이를 계기로 유럽이 신용평가사들에 엄격한 규제를 해야 한다는 확신이 더 확고해졌다”고 말했다.
양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