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헤매다 막판 골 골… 가슴 태운 조광래호
입력 2011-11-12 01:39
조광래호가 아랍에미리트(UAE)를 누르고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전 진출의 9부 능선을 넘었다. 이기긴 했지만 답답한 경기였다.
한국은 11일 밤(이하 한국시간) UAE 두바이의 알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4차전 UAE와의 경기에서 후반 43분 이근호(감바 오사카) 선제골, 후반 인저리타임 박주영(아스널) 추가골로 2대 0 승리를 거뒀다.
후반 33분 교체 투입된 이근호는 이용래(수원)가 UAE 왼쪽 페널티지역에서 상대 수비수들 사이로 밀어준 패스를 가볍게 골문으로 밀어넣었다. 지난해 남아공월드컵 본선 멤버에서 제외됐던 이근호는 오랜만에 대표팀에서 역할을 해냈다.
박주영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 손흥민(함부르크)의 크로스를 받아 오른발로 추가골을 기록했다. 박주영은 조광래호 최근 5경기에서 8골을 몰아넣는 득점력을 과시했다. 박주영은 A매치로는 4경기, UAE전만 따지면 3경기 연속 득점을 올렸다.
후반 막판 골이 나오기 전까지 한국 선수들 몸은 무거웠다. 한국의 팀 전술도 융통성 없이 경직된 모습이었다. 몸 컨디션 저하로 중동에 오지 못한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셀틱) 대신 기용된 홍정호(제주)는 수비 측면에선 어느 정도 역할을 했으나 기성용이 했던 공격 시발점 능력에선 한계를 노출했다. 중앙수비수 출신 홍정호가 수비에 치중하면서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용래-홍정호로 이어지는 미드필드 라인은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못했다. 세트피스 찬스인 프리킥도 기성용 대신 왼쪽 수비수 홍철이 전담해서 찼지만 위협적이지는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플레이메이커 부재였다. 플레이메이커가 없다보니 한국의 공격은 박주영 등 선수 개인 능력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원톱으로 선발 출전한 지동원(선덜랜드)의 몸 상태가 워낙 좋지 않아 박주영과 지동원의 협력 플레이도 헛돌았다. 똑같은 패턴으로 반복되는 공격 전술은 후반 중반 이후까지 계속됐다. 우리 선수들간 공간 패스도 중간에서 끊기는 경우가 많았다.
조광래호는 이근호, 박주영 연속골로 승점 3을 획득했으나 오는 15일 레바논과의 5차전에선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한국은 3승1무(승점 10)가 되면서 조 1위를 확고히 했다. 조광래호는 레바논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짓는다.
이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