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선물투자 대행 김원홍은 누구?

입력 2011-11-11 23:46

SK그룹 총수 형제의 회삿돈 회령 의혹을 풀어줄 열쇠로 꼽히는 김원홍(50)씨는 수수께끼 인물이다. 최태원 회장의 선물투자를 전담했던 그는 검찰 수사 초기인 지난 3월 중국으로 출국했다.

김씨는 경북 경주 출신으로 1990년대 H증권에 근무하다 역술인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재력가들의 선물투자를 맡아 고수익을 내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최 회장은 김씨를 SK로 영입한 뒤 몇 차례 큰 성과를 올리자 SK해운 고문에 앉혔다. 김씨를 SK해운 회장으로 기억하는 사람도 있다. SK해운은 손길승 전 SK 회장이 98~2002년 선물투자를 했다가 5184억원의 손실을 입을 때 분식회계를 통해 자금 7884억원을 을 댄 곳이다. 김씨도 손 회장의 당시 거래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현재 중국 상하이에서 투자회사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삼성동에 본사를 둔 보험판매 업체 A사 지분 12.95%를 소유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A사는 부동산투자 자문업체, 상조회사 등 2개 자회사가 있다.

SK그룹 내에서도 김씨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한 관계자는 “최 회장 지인이라는 정도만 안다”며 “투자 등 나머지 부분은 회장의 사적 영역이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중희)는 최 회장 측의 선물거래 자금 대부분이 김씨 계좌를 최종적으로 거쳐 나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씨 계좌는 98개에 달하고, 모두 6300억원이 순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최 회장 명의로는 2260억원, 최재원 부회장으로부터는 1190억원이 입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3000억원 정도는 출처와 경로가 불분명한 상태라고 한다.

한편 검찰은 SK 계열사가 2800억원을 투자한 베넥스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5월 컨설팅 업체 I사 비상장주식(액면가 5000원) 6500여주를 최 부회장의 지인들로부터 230억원에 매입한 정황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베넥스인베스트먼트가 액면가보다 수백배 비싸게 주식을 산 것이 비자금 조성과 관련 있는지 확인 중이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