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마포대교에 있으면 빨리…” 수능 끝난 SNS, 시험 비관 ‘자살 예고’ 급속 확산

입력 2011-11-11 23:49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시험 결과를 비관한 수험생의 자살 예고 글이 빠른 속도로 퍼졌다. 특히 확인되지 않은 수험생 자살예고 글이 무차별적으로 리트윗(재게재)되고 있어 부작용이 우려된다. 인터넷에선 ‘물수능’에 대한 수험생의 우려와 불만이 가득했다.

11일 오전 트위터에는 ‘지금 한강 마포대교 다리 위에 있는 남자 보시면 주의 깊게 봐주세요, 수능 본 사람인데 11시에 자살한다고 글 올리고 연락부재중입니다’라는 글이 반복적으로 게재됐다. 하지만 서울 마포경찰서는 10일 밤과 11일 오전 사이 마포대교에서 투신하거나 투신을 시도한 사건은 없었다고 밝혔다.

자살이 우려되는 수험생이 있다는 다른 글도 빠르게 유포됐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10일 저녁부터 ‘오늘 수능을 본 아이가 유서를 써 놓고 연락두절이다. 전북, 키는 158㎝ 정도에 마른 체형이고, 아이보리색 니트와 검은색 스키니진을 입고 있을 것’이라는 글과 함께 리트윗을 부탁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빠르게 유포되는 경우도 많아 일일이 확인하고 대응하기는 힘들다”며 “하지만 신고가 들어오면 바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쉬워진 시험에 우려와 불만을 담은 글도 폭발적으로 올라왔다. 이번에 수능을 봤다는 한 수험생은 트위터에 ‘물수능이라 내가 잘 봐도 남이 더 잘 보니 등급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입시업체가 제공한 등급 컷을 보니 웃음만 나온다’고 허탈해했다. 또 다른 수험생은 ‘실수로 등급 떨어지느니 차라리 물수능이 낫다. 변별력이 떨어져 입시상담 업체만 이득을 보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