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덕이는 2030] 가계 빚 짓눌린 30대… 2011년 평균 자산 2억에 부채 4600만원

입력 2011-11-11 23:30


올해 우리나라 30대 가구는 평균 2억원을 조금 넘는 자산을 갖고 있으면서 4600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내집 마련을 위한 빚 부담이 갈수록 커지면서 저축할 여력이 거의 없어졌다.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11일 공동으로 발표한 ‘2011년 가계금융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30대 가구의 평균 총 부채액은 지난해 2월 말보다 15.8% 늘어난 4609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가구 평균 총 부채 증가율(12.7%)보다 3.1% 포인트나 높았다.

30대는 부채 규모 자체보다도 재무 건전성이 더 문제였다. 평균 저축액이 3920만원에 불과한 반면 금융부채는 3525만원으로, 저축액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89.9%나 됐다. 전 연령대 중 가장 높다. 총자산 대비 총부채 비율 역시 22.2%로 가장 컸다.

세금 등을 제하고 저축이나 소비 등으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99.8%로 1년 전보다 12.6% 포인트나 늘었다. 40대 이상이 1~5% 포인트 증가한 데 그친 것과 달리 빠르게 악화된 것이다.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도 19.7%로 40대 다음으로 많았다. 열심히 번 돈 중 대출금을 갚는 데 들어가는 돈의 비중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30대는 전체 금융대출 중 신용대출 비중도 15.0%로 지난해에 비해 3.1% 포인트 높아졌다.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많이 늘었고, 수치상으로도 30세 미만 18.7%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자산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을 늘리려면 신용대출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30대의 경우 총 금융대출 중 거주주택 마련 및 전월세 보증금 마련을 위한 대출이 65.3%를 차지했다. 기획재정부는 “30대의 경우 주택 마련을 위한 대출로 인해 다른 연령에 비해 재무 건전성이 더 많이 나빠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