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에 전재산 110억 남기고… 11월 10일 구강암으로 별세한 유회진 박사 ‘잔잔한 감동’

입력 2011-11-11 18:14

홀로 살아 온 한 과학자가 110억원에 달하는 유산 전액을 모교에 기부했다.

서울대는 공과대학 동문인 고(故) 유회진 박사가 지난 10일 53세로 세상을 떠나면서 아파트를 포함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동산 등 유산을 학교에 기부했다고 11일 밝혔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유 박사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2004년까지 동아대 산업공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2009년 10월 구강암 판정을 받은 고인은 사후 전 재산을 모교인 서울대에 기부키로 약정을 맺었다. 서울대는 고인이 유산기증 약정을 위해 수술 날짜를 늦출 정도로 나눔을 실천했다고 전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는 신념으로 살아 온 유 박사는 암 치료비를 아낄 정도로 자신에게 인색했으나 절약한 병원비를 기부금에 보탰다. 서울대는 미혼으로 연고가 없던 고인을 위해 분당서울대병원에 빈소를 마련하고 발인 등 장례절차 일체를 전담키로 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한 고인이 편안한 마음으로 삶을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며 “학교는 유 박사의 뜻이 길이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