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 지구촌 재앙될 수도… 中 위기로 이어질 것

입력 2011-11-11 18:08

유럽 재정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분열설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1일 “유로존 분열이 쉽게 거론되지만, 이는 생각보다 훨씬 더 큰 파장을 가져올 수 있다”며 유로존 붕괴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유로존 붕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단지 유럽연합(EU)의 실패가 아니라 서양의 몰락인 동시에 지구촌 공멸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세계 경제의 중심은 미국 영국 일본 이탈리아 등 선진 7개국(G7)이었다. 중국, 브라질 인도 등은 변방국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이 동시다발적인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아예 정치·경제 면에서 서양의 패권이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치 전략연구소 위키스트랫 소장인 토머스 바넷은 “소위 미국과 유럽 선진국 때문에 오히려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면서 “이미 누더기가 된 선진국 이미지를 다시는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패권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넘어가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유럽의 재정위기가 아시아까지 삼킬 수 있다는 점이다. 유로존 위기가 이탈리아로 번지면서 10일 아시아 증시는 평균 3.8% 하락했다. 아시아 통화의 달러화 대비 가치도 줄줄이 하락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조지마셜재단의 유럽 전문가 토머스 브로크호프는 “중국의 최대 시장이 유럽인 만큼 유럽 경제위기는 곧 중국의 위기”라며 “유로존 붕괴로 인한 승자는 지구촌 어느 곳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역시 “유로존의 분열은 유고슬라비아 분리와 같은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며 “현 위기는 전 세계에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