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마리오’ 이탈리아 구할까… 베를루스코니 후임에 몬티 보코니대학 총장

입력 2011-11-12 00:30

위기의 이탈리아가 구원투수로 ‘슈퍼 마리오’를 선택했다.

마리오 몬티(68) 밀라노 보코니대학 총장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후임을 맡게 될 것이라고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이날 몬티 총장을 종신 상원의원에 임명함으로써 총리 임명을 위한 사전 절차를 마쳤다. 몬티 총장의 총리 선임 및 새 내각에 대한 기대로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7%대 아래로 떨어졌다.

몬티 총장은 개혁 성향이 강한 경제학자 출신으로, 유럽위원회(EC) 집행위원을 지냈다. 이탈리아 보코니대를 나와 미국 예일대에서 공부했고 골드만삭스의 국제고문으로 일한 경력도 있다. 반독점위원회 집행위원 재직 시 왕성한 활동을 해 ‘슈퍼 마리오’라는 별명이 붙었다.

재임 기간 숱한 성추문과 비리 의혹에 휩싸이며 방탕한 플레이보이라는 비난을 받아온 베를루스코니 총리와는 달리 몬티 총장은 근면 성실하고 매사에 진지한 일벌레라는 평을 듣는다. 이탈리아 일간 라 리퍼블리카는 “이탈리아 관료 중 가장 침착하고 평정심을 잃지 않는 인물”이라고 평했다.

시장은 특히 그가 정치가가 아닌 관료라는 측면에서 유권자들을 의식하지 않고 개혁 조치를 잘 이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대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몬티는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국가를 위해 일할 준비가 돼 있는 사람”이라고 호평했다.

이탈리아 최대 경영자 단체인 이탈리아산업총연합회 역시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몬티가 적합한 인물”이라며 “조기 총선은 나라를 파탄에 빠트릴 것”이라고 몬티 지지를 선언했다.

의회도 경제위기 탈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탈리아 상원은 11일 연금 개혁과 국유재산 매각 등의 내용을 담은 경제개혁안을 가결시켰다. 이날 몬티 총장이 표결을 위해 의사당 안에 들어서자 의원들이 박수로 환영했다고 독일 dpa통신이 전했다. 12일로 예정된 하원 표결 후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퇴임한다. 총리 인선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늦어도 14일에는 이탈리아에 새로운 비상 거국내각이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