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리그 고양 원더스냐, 일본 재진출이냐… ‘야신’은 고민 중

입력 2011-11-11 17:55

‘야신’ 김성근(69) 전 SK 감독이 우리나라 최초의 독립리그 구단인 고양 원더스의 초대 감독과 일본 재진출을 놓고 망설이고 있다.

김 전 감독은 11일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해 고양 원더스의 창단 작업을 돕고 있다”면서도 “감독 요청은 받았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쪽 몇몇 구단에서 코치로 와달라는 제의를 받았다”면서 “아무래도 일본 재진출이 최우선 고려 대상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감독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고양 원더스의 허민 구단주는 프로 수준의 연봉을 약속했다. 게임회사 매각으로 수천억원대 자산가가 된 허민 구단주가 3년간 50억원을 야구단에 투자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김 전 감독의 연봉을 프로 수준으로 맞추는 것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김 전 감독은 2008년 SK와 계약할 당시 3년간 계약금 8억원, 연봉 4억원을 받았다.

고양 원더스가 김 전 감독의 영입에 적극적인 이유는 간단하다. 김 전 감독이 선수 양성에 일가견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구단에서 버림받았던 선수들이나 유망주에 불과했던 선수들을 스타로 조련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고양 원더스가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했거나 기존 구단에서 방출당한 선수들로 팀을 꾸리게 되기 때문에 김 전 감독 같은 노련한 지도자가 제격이다.

게다가 김 전 감독이 고양 원더스의 감독이 되면 내년 프로야구 2군 리그인 퓨처스리그도 큰 인기를 끌 전망이다. 고양 원더스는 퓨처스리그 소속팀은 아니지만 내년 번외경기로 23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하지만 재일교포 출신인 김 전 감독은 현재로선 일본에 지도자로서 재진출하려는 열망이 커 보인다. 지난 2005년 지바 롯데 인스트럭터로 일본에 진출한 그는 그 해 지도력을 인정받아 롯데 코치로 정식 계약했다. 한국프로야구 지도자로는 처음 일본 구단의 정식 코치다. 이후 김 전 감독이 2008년 SK와 재계약을 앞뒀을 당시에도 몇몇 일본 구단에서 영입 제안을 했다. 대부분 2군 감독인데다 당시 SK와의 재계약이 유력해 응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본인도 원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