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괴물은 나야!”… 11월 12일 삼성화재-KEPCO전서 맞대결
입력 2011-11-11 17:58
KEPCO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성인 배구팀이다. 해방직후인 1945년 11월 남선전기 배구부로 창단했으니 무려 66년이나 된 팀이다. 수많은 대표선수와 지도자를 배출한 뒤 2005년 프로배구에도 뛰어들었다. 하지만 공기업팀이란 한계속에서 성적은 매년 하위권을 밑돌았다. 5∼6위가 고작이었고 ‘만년 하위팀’이란 달갑지 않은 꼬리표가 늘 따라붙었다.
이번 시즌들어 KEPCO가 확 달라졌다. 11일 현재 1라운드 4승1패(승점12)로 3위에 올라있다. 1, 2위팀인 삼성화재(5승) 대한항공(5승1패)과는 승점이 단 1점 뒤진다. 10일 LIG손해보험과의 경기서는 3대 0 완승을 거둬 프로 출범 후 첫 4연승이란 기록도 세웠다.
시즌을 앞두고 신춘삼 감독으로 사령탑을 바꾸고 과거 삼성화재의 전성기를 열었던 특급 용병 안젤코(크로아티아)를 일본에서 데려왔다. 지난해 영입한 박준범과 이번 시즌 신인 서재덕도 즉시 전력감이었다. 현대캐피탈에서 데려온 하경민과 노장 방신봉의 센터진도 막강하다.
10일 LIG손보전 승리 후 “여전히 승리에 목마르다”던 신춘삼 감독은 12일 홈인 수원 개막전에서 삼성화재를 꺾을 경우 단독 선두 자리에 올라서는 기쁨을 맛볼 수 있다.
1라운드 최대 빅이벤트가 될 KEPCO-삼성화재전은 안젤코-가빈이라는 최고 용병간 자존심 싸움도 걸려 있어 흥미를 더 한다. 안젤코는 2007∼2008, 2008∼2009 시즌 삼성화재의 우승을 이끌었고 가빈(캐나다)은 안젤코에 이어 삼성화재의 연속 우승에 절대적인 기여를 한 선수다.
친정팀과 올 시즌 처음 만나는 안젤코는 경기당 평균 30.6점을 올리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안젤코보다 7㎝나 큰 가빈은 국내에서 가장 높은 타점과 힘으로 경기당 37.8점을 올리고 있다. 공격성공률도 가빈이 62.68%로 1위인데 비해 안젤코(56.15%)는 3위다. 객관적인 수치로는 가빈이 한 수 위다. 하지만 힘에서는 밀릴지 몰라도 노련미에서 만큼은 안젤코가 앞선다는 평이다. 공격점유율을 보면 가빈이 56.6%인데 비해 안젤코는 50.2%로 낮다. 그만큼 KEPCO는 안젤코 외에 다양한 공격 루트가 있다는 뜻이다. 1라운드 선두와 ‘진짜 괴물’을 가리는 삼성화재-KEPCO전은 12일 오후 2시 수원체육관에서 열린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