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이 바쁜 세상에

입력 2011-11-11 17:58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시에 ‘이 바쁜데 웬 설사’라는 제목의 시가 있다. ‘소낙비는 오지요/ 소는 뛰지요/ 바작에 풀은 허물어지지요/ 설사는 났지요/ 허리끈은 안 풀어지지요/ 들판에 사람은 많지요.’ 가만히 내용을 살펴보면 보통일이 아니다. 풀 한 짐 지게에 지고 소를 몰고 가는데 소낙비가 내린다. 비 피하느라 소는 날뛰는데 게다가 이 바쁜 시간에 설사가 나다니….

작금의 우리 한국교회를 살펴보노라면 이 바쁜 일 많은 상황에 긴급한 일들이 자꾸만 생겨난다. 신뢰도는 추락하고 교회 성장은 주춤하고 있다. 교회 내부에서는 여기저기에서 분쟁의 송사 소리가 요란하다.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사회적 현안도 한둘이 아니다.

양극화의 그늘에서 쓰러져가는 이웃들이 부지기수다. 이 바쁜 세상에 교계 어른들이 모였다는 대표기구에서는 말썽거리만 만들고 있다. 요즘 매일 기도하면서 ‘오늘도 사고치는 사람 없는 무사한 하루’가 되기를 간구하게 된다. 이 바쁜 세상에 말이다. 이를 어찌해야 할지….

손달익 목사(서울 서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