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에 기대어 사는 인간과 태곳적 자연 조명… 다큐 ‘최후의 바다, 태평양-상어와 여인’
입력 2011-11-11 17:46
19세기 프랑스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외젠 앙리 폴 고갱. 그는 1891년 여행간 태평양 타히티 섬에서 인상적 장면들을 마주하게 된다. 사람들의 순박한 모습, 남태평양 자연과 문화가 풍기는 화려한 색감에 매혹당한 것이다. 그에게 파리에서 겪은 지독한 가난과 고독이 없는 타히티는 유토피아였다.
이후 고갱은 1903년 숨을 거둘 때까지 타히티에서 미술사에 남을 명작들을 만들어낸다. 소재는 주로 관능적 자태의 타히티 여인들과 그곳의 자연이었다.
그리고 오늘 날, 서구인들은 이러한 타히티의 모습에서 낙원의 이미지를 발견한다. 그림에 그려진 원시 자연과 인간의 모습에서 사람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갈증을 느낀다.
SBS가 선보이는 창사특집 4부작 다큐멘터리 ‘최후의 바다, 태평양’은 이런 갈증을 건드리는 작품이다. 카메라는 태평양에 의지해 생명을 이어온 태곳적 자연과 인간 삶의 모습을 담아낸다. 제작진 50여명은 1년 동안 태평양 섬 20곳, 총 9000㎞를 이동했다. 제작비는 총 13억원이 들었다.
13일 방송될 1부 ‘상어와 여인’은 태평양에 기대 사는 부족 사회에서 때로는 상어 같은 야만을 상징하고, 때로는 고귀한 이미지로 인식돼온 태평양 여인들의 삶을 조명한다. 문명과 야만을 가르는 이분법적 사고의 한계를 지적하는 인문학적 고찰도 담긴다.
지난 7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종일 PD는 “시청자들이 문명과 야만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봤으면 한다. 문명은 고등하고 야만은 저등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으로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내레이션은 배우 김주혁이, 음악은 기타리스트 이병우가 맡았다. 다큐멘터리는 앞으로 4주간 매주 일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