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붙잡고 싶은 순간들… ‘그날들’
입력 2011-11-11 17:24
윌리 로니스 (이봄·2만2000원)
프랑스 출신의 사진작가 위리 로니스(1910∼1999)는 “내 사진 인생을 통틀어 가장 붙잡고 싶은 것은 완전히 우연한 순간들”이라고 했다. “삶이 슬그머니 아는 척을” 해오는, 혹은 “우연과의 거대한 공모”가 이뤄지는 순간 말이다. 그렇다고 그가 세기의 특종을 기록해온 건 아니다. 스스로 묘사했듯 “머리에 꽂은 핀처럼 사소한 상황들”, 이를테면 거울 앞에서 단장하는 아가씨들이나 바게트를 들고 신나게 달리는 소년, 루브르박물관의 거대한 명화 앞에서 감상에 열중한 모자의 뒷모습 같은 것들이 그의 필름에 담겼다. 낡고 투박하고 평범한 일상이 작가의 놀랍도록 따뜻한 시선에 포착됐다. 류재화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