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長考’… 무슨 카드 빼들까
입력 2011-11-10 18:44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 ‘생각’ 중이라고 한다. 10·26 재보선 이후 쏟아진 비판과 쇄신 요구에 말문을 닫고 있다. 청와대는 “지금은 말보다 깊게 생각할 때”라고 이 대통령의 심경을 전했다.
이 대통령의 구상은 민심을 수용하는 정책적 변화와 쇄신 모습을 보여줄 인적 개편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정책은 기존 기조를 크게 흔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통령의 고민은 결국 인사 문제일 것”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은 민심 이반의 원인을 젊은이들의 일자리 불만으로 보고 있어 이에 관한 정책이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결국 쇄신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카드는 인사뿐이다. 사의를 내비친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백용호 정책실장 등 청와대와 내각의 개편을 통해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제는 이번엔 기존과 전혀 다른 스타일의 인사를 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국민이 납득할 사람을 찾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의 장고(長考)가 언제 끝날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달려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 FTA가 처리돼야 대통령이 구상한 변화의 방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은 한·미 FTA 처리를 위해 어떤 일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를, 9일엔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를 청와대에서 만나 협조를 당부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10일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문제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교환한 레터에서 추후 논의가 가능토록 이미 합의됐다”며 비준동의안 처리가 지연되는 상황에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