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대기업에 상생협력 ‘SOS’… 5개월 만에 불량률 46%나 줄어
입력 2011-11-10 18:38
인천 도화동에 위치한 인쇄회로기판(PCB) 전문기업 ‘현우산업’은 LG디스플레이의 1차 협력사다. 지난해 957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 업체는 올해 목표액을 1500억원으로 56.7% 높게 잡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 경영자문단의 도움과 LG디스플레이와의 상생협력을 통해 주요 공정의 불량률을 40% 이상 줄였기 때문이다.
10일 경영자문단 위원 70여명과 LG디스플레이 임직원들이 올해 우수자문기업으로 선정된 현우산업을 찾았다. 이들은 공장 설비를 둘러보며 어떻게 불량률을 줄이고 수율(투입량 대비 완성품 비율)을 높였는지 꼼꼼히 점검했다.
현우산업이 경영자문단에 도움을 요청한 건 지난해 11월이다. 신규 공장을 매입하고 대규모 설비를 증설했던 때라 조기에 품질안정을 달성할 수 있는 관리 시스템이 필요했다. 특히 제품에 화학처리를 해 필요한 패턴을 만들고, 기판 표면에 잉크를 발라 영상을 대량 복제하는 등 주요 공정에서 발생하는 불량률을 개선하는 게 시급했다. 경영자문단과 LG디스플레이 상생팀은 기계를 정밀 분석해 문제점을 찾고 개선안을 제시했다. 현우산업 직원들은 1주일에 두 번 개선 방안을 현장에 적용하고 보완했다. 그 결과 지난 4월 주요 공정의 불량률이 평균 46% 개선되는 성과를 거뒀다.
손귀현 현우산업 부사장은 “전문 컨설팅을 통해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며 “내수 및 수출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에 있는 합금주강품 생산업체 ‘동주산업’도 경영자문단, 포스코와 손잡고 주력제품인 롤초크(두꺼운 철판을 눌러 얇은 강판을 만드는 제철소 압연공정에 사용되는 부품)의 해외 판로를 개척했다. 2009년 10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자문기간 중 총 200만 달러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경영자문단 위원 128명은 대기업, 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 출신이다. 이들은 전직 노하우를 살려 중소기업에 무료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2004년 7월 발족 이후 이달 7일까지 4243개 중소업체가 경영전략, 기술, 마케팅, 인사·노무 등 총 1만590건의 컨설팅을 의뢰했다. 경영자문단·대기업·협력업체의 삼각 상생협력 프로그램인 ‘경영닥터제’에는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등 83개 대기업과 170개 협력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올해는 30대 그룹의 1차 협력사 64곳, 10대 그룹의 2차 협력사 20곳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김이환 경영자문단 위원은 “지속적이고 건전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해 정부, 대기업, 중소기업이 파트너십을 갖고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