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사태 타결] 김진숙 “함께 고생해 온 노동자들 무차별 해고풍토 개선돼야”
입력 2011-11-10 21:19
“무엇보다 한진중공업 94명 정리해고 동지들이 회생의 길을 걷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이제부터라도 함께 고생해 온 노동자들을 무차별 정리해고하는 기업풍토는 반드시 개선돼야 합니다.”
10일 오후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하다 내려온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의 첫 일성이었다. 동료들과 노조원들의 환영 속에 땅에 발을 디딘 김 위원은 정리해고 노동자들의 손을 붙잡고 한없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김 위원은 지난 1월 6일부터 309일째 고공농성을 하면서도 “살아서 내려오겠다”는 약속을 지켜냈다는 생각과 감회로 목이 멨다. 그는 “2003년 85호 크레인에서 생을 마감한 고 김주익 지회장(노조위원장)의 영혼과 매일 마주하면서 쫓겨난 정리해고 동지들의 복직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다짐했다”며 “이는 모든 동지들이 이룬 승리”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은 고공농성 과정에 대해 “100% 쇠로 만들어진 공간 속에서 더위 추위 외로움과 싸워야 했다”면서 “고립된 공간에서 트위터를 통해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그간의 힘들었던 상황을 전했다. 이어 “공권력 투입을 앞둔 시점이 가장 긴장되고 힘들었다. 당시는 한 시간 이상 연속으로 편히 잠을 잔 적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에서 10개월 이상 버텼기 때문에 매우 좋지 않다”며 “지난여름부터 기침이 멈추질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크레인에서 내려온 뒤 영도조선소 안에서 진행된 노조 주최 환영행사에서도 “여러분들이 저희를 살려주셨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이어 영도조선소 신관 현관 앞에서 간단한 기자회견을 한 뒤 정밀검진을 받기 위해 부산 동아대병원으로 이동했다.
부산=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