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수능] 수험생들 “등급 떨어질까 우려”

입력 2011-11-10 21:22

10일 수능시험을 치르고 귀갓길에 오른 수험생들은 대체로 지난해보다 쉬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쉬운 수능이 변별력 저하나 등급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수험생들은 수리와 외국어영역은 대체로 평이했지만 언어영역이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수험생 신모(19)양은 “EBS에서 본 문제가 많이 나왔고 대체적으로 평이했다”면서도 “언어영역이 유독 어려워 걱정된다”고 말했다. 숙명여고 3학년 남경민(18)양은 “EBS와 연계율이 높았지만 언어영역은 어려운 문제가 많아 시간이 빠듯했다”고 했다.

등급하락을 우려한 수험생도 많았다. 휘문고에서 시험을 치른 재수생 유우종(20)씨는 “지난해는 사탐에서 1등급을 받았지만 올해는 근현대사, 국사, 세계사에서 2개 이하씩 틀려야 1등급이 될 것 같다”며 “쉬운 편이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수험생도 “평소 모의고사에서 3등급을 받았는데 모든 친구들이 시험이 쉬웠다고 하니 등급이 떨어질까 걱정”이라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수능 시작 전 서울의 시험장 앞은 아침 일찍부터 선배를 응원하는 후배 학생과 수험생, 학부모로 북적였다. 일부 시험장은 극심한 교통 혼잡을 겪었고, 순찰차나 경찰 오토바이를 타고 가까스로 도착한 지각생도 속출했다.

평년보다 아침 기온이 높았지만 수험생들은 담요와 손난로 등으로 마음의 추위를 녹였고 아들과 딸을 시험장에 들여보낸 학부모들은 오랫동안 교문 앞을 떠나지 못했다. 재수생 딸을 배웅한 장현옥(51·여)씨는 “처음도 아닌데 왜 이렇게 긴장되고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수시모집에 합격한 학생들은 1교시만 치르고 귀가하는 등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걸 그룹 카라의 강지영(17)과 씨스타의 다솜(18), 걸스데이의 민아(18) 등 아이돌 가수와 ‘슈퍼스타K3’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신지수와 김도현도 시험을 치렀다. 시험을 마친 민아는 “최선을 다해 시험에 임했지만 어제 연습이 길어져 최상의 컨디션이 아닌 것이 아쉽다”고 했다.

부정행위를 시도하다 응시 자격이 박탈된 학생도 있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시험장에서는 무선 이어폰과 휴대전화 등을 몸에 감춘 채 고사장에 들어서던 장애인 학생이 금속탐지기에 적발돼 격리 조치됐다. 해당 수험생은 일반인보다 1.5∼1.7배 긴 장애인 수험시간을 이용해 외부에서 불러주는 답안을 받아 적으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최승욱

김미나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