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닮은 꼴… 日, TPP 참여 결정 미뤄
입력 2011-11-10 21:29
일본도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참여에 난항을 겪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TPP 협상 참여 결정을 11일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10일 보도했다.
노다 총리는 이날 오후 민주당 간사장과 정조회장 등이 참석한 당정 3역 회의에서 TPP 협상 참여 여부 결정을 미루기로 했다. 야권 및 당내 반대 여론을 의식한 결정이다.
당초 일본 정부는 당정 3역 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잃어버린 20년’의 침체된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서는 TPP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내용의 결정문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자민당 공명당 등 야권이 TPP 협상 참여 반대 결의안을 중의원에 제출한 데다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국민에게 설명이 부족하다”며 반대 여론이 나오자 발표를 연기했다. 야권의 TPP 협상 참여 반대 결의안에 서명한 중의원 의원은 정수(480명)의 절반에 가까운 232명에 달했다.
일본 정부는 TPP에 참여할 경우 10년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약 0.54%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금액으로는 2조7000억엔에 달한다.
노다 총리는 장기화된 디플레이션, 고령화, 엔고 등으로 고통받는 일본 경제가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개방을 통한 수출 확대밖에 길이 없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일본이 TPP 참여를 결정한다면 TPP는 사실상 세계 1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3위인 일본 간의 미·일 FTA라고 볼 수 있다.
미국 등 TPP 협상에 참여하는 아시아·태평양 10개국(일본 포함)은 12∼13일 하와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협상 내용 및 일정에 대한 큰 틀의 합의를 이룰 방침이다.
◇Key Word : TPP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rans-Pacific Partnership). FTA가 양국 간 무역협정이라면 TPP는 미국 일본 등 10개국 참가를 목표로 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호주 뉴질랜드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페루 칠레 브루나이 등이 참여한다. 상품의 관세 철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