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개발 이란 제재 찬반논란 확산
입력 2011-11-10 21:15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이란 핵무기 개발 의심’ 보고서 이후 대(對)이란 제재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다음 달 크리스마스 전후에 공격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있지만 미국은 ‘외교적 제재’ 쪽으로 기우는 모습이다.
◇러시아 “보고서 알맹이 없다”=러시아 외무부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란 추가 제재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는 “IAEA 보고서는 이미 알려진 사실을 조합했고, 가정과 추측에 기대고 있다”고 말했다. 또 IAEA가 문제를 정치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유엔 산하기구의 보고서에 대한 논평 치고는 강도가 무척 셌다. 사실상 미국의 대이란 정책에 대한 정면 반박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러시아 전문가를 인용해 해석했다. 이 문제가 이른바 ‘복원’을 시도 중인 미국과 러시아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란 핵 협상에 참여해 온 다른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국가 사이에도 의견 차이가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은 추가 제재에 찬성이다. 반면 중국은 제재를 꺼리고 있다. ‘당사자들이 대화하고 협력하라’면서 말을 아낄 뿐이다. 일각에선 이란과 중국 기업 사이 교류를 끊어야 제재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스라엘 선제공격할까=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외교·국방·정보 분야의 취재원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다음 달 미국의 도움을 받아 이스라엘 핵무기 개발시설을 공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유대인 유권자를 의식해 지원에 나설 것이란 설명을 곁들였다.
미국은 그러나 아직 군사행동 얘기를 꺼내지 않고 있다. 마크 토너 국무부 대변인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만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에서 “국제 공조를 통한 제재”를 강조했다. 유럽은 재정위기로 직접 군사작전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란을 건드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 유가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란은 어떠한 위협과 공격에도 강력하고 엄격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 이란 공동연구소 운영=이란이 자국 내에 북한과 공동으로 핵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은 중동 정세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연구소는 이란 혁명방위대 기지 지하 등 3곳에 설치돼 있으며, 핵무기 시뮬레이션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북한 과학자 10여명이 올해 이곳을 방문해 이란 과학자를 지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