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하이닉스 인수 포기하나… 그룹 압수수색 이후 이상 기류
입력 2011-11-09 18:46
10일 하이닉스 매각 본입찰을 앞두고 SK텔레콤과 SK그룹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7일 실적 발표 때까지만 해도 하이닉스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본입찰을 불과 이틀 앞두고 SK그룹에 대한 검찰의 전격적인 압수수색이 진행되면서 인수 포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8일 해외에서 귀국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검찰 수사에 따른 향후 대응방안 등을 논의한 데 이어 9일에는 SK텔레콤으로부터 하이닉스 본입찰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 관계자는 “반도체는 대규모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그룹 리스크가 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도 “예기치 않은 상황에 여러 가지 고려할 부분이 많이 생겼다”면서 “본입찰 제안서를 내기 전까지 계속 고민하겠지만 인수 포기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하이닉스 인수에 부담을 느낀 SK그룹이 검찰 수사를 빌미로 포기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인수가격에 중요한 변수가 될 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8월 저점에 비해 최근 50% 가까이 오른 상황이다. 또 하이닉스 매각 실패가 국가 경제에도 부담이 되는 만큼 인수 포기설을 흘리며 일종의 시위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한편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10일 오후 하이닉스 본입찰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하이닉스 입찰일은 당초 지난달 24일이었으나 이달 3일로 한 차례 연기된 데 이어 10일로 다시 연기됐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