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인터넷 쇼핑으로 몰린다… 온라인몰 재활·의료용품 카테고리 증가 등 변화

입력 2011-11-09 21:09


서울 대방동에 사는 정미순(60·여)씨는 올가을 이사하면서 김치냉장고, TV 등의 가전제품을 새로 구입했다. 발품을 팔아 백화점과 가전제품 전문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꼼꼼히 가격을 조사했다. 그러나 정작 구매는 인터넷에서 했다. 여기저기서 메모한 가격을 온라인몰 가격과 비교해보니 적잖이 싸게 살 수 있었다. A사의 김치냉장고는 가전제품 매장에서 70만원을 훌쩍 넘었지만 온라인에서는 60만원대였다. 정씨는 “처음에는 인터넷에서 물건을 직접 만져보지 않고 산다는 것이 불안하고 못 미더웠다”면서도 “사고 보니 좋아서 앞으로 살 게 있으면 인터넷으로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쇼핑몰의 50대 이상 구매고객이 최근 들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주로 20∼30대 젊은층이 즐기던 온라인 쇼핑이 세대를 넘어서는 소비문화가 된 것이다.

구매고객 전체 연령층에서 50∼6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대 안팎이다. 온라인쇼핑몰 1위인 G마켓의 경우 50대 비중은 11%, 60대는 3% 정도다. 그러나 50대 미만 연령층에 비해 증가폭은 훨씬 크다. 2위 업체인 11번가 역시 올해 30대 이용자 수는 지난해보다 32% 증가에 그친 반면 50대 이상 이용자 수는 51% 증가했다. 구매금액도 50∼60대 증가율이 높다. 옥션의 경우 50대 고객의 온라인 구매액은 최근 2년 새 30%, 60대 이상은 37%가량 증가했다. 반면 주 고객층인 30대 구매액 증가율은 11%에 그쳤다.

온라인몰을 이용하는 소비자 연령층이 높아짐에 따라 상품 카테고리별 매출과 서비스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옥션은 3년 전부터 50대 이상 구매고객을 겨냥해 건강측정용품, 물리치료용품 등 실버·재활·의료용품 카테고리를 신설해 운영 중이다. 또 노년층의 취미생활이 늘어나면서 60대 이상의 취미용품 매출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옥션이 ‘커피 메이킹’ 카테고리의 구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 1년간 60대 이상 노년층 구매 비중이 전체 구매자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션 관계자는 “중·장년층의 온라인 구매는 매년 20∼30%가량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실버·재활·의료용품 카테고리의 매출도 2년 전 대비 2배가량 성장했다”고 말했다.

11번가는 전자상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높은 연령층의 소비자를 위해 불편사항을 즉시 처리할 수 있는 ‘24시간 고객 전용 콜센터’를 마련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콜센터 설치와 함께 백화점에서 파는 것과 동일한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온라인 쇼핑의 안전과 품질을 의심했던 중·장년층에게 신뢰를 주려 한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