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리건주 아이패드로 투표

입력 2011-11-09 18:28

8일(현지시간) 미국 오리건주 5개 카운티에서 열린 연방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일부 주민은 아이패드(iPad)의 스크린을 터치해 투표를 마쳤다.

AP 등 미국 언론들은 미국에서 우편투표제를 처음 도입한 오리건주가 ‘아이패드 투표’도 처음으로 시행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하지만 전 유권자가 아이패드로 투표한 것은 아니다. 장애인이나 노인 등 투표가 어려운 유권자들이 아이패드 화면에 투표 용지를 띄우고 스크린을 가볍게 두드려 후보자를 골랐다. 투표용지를 인쇄해 서명한 뒤 우편으로 보내면 투표가 완료됐다. 일반 유권자들은 예전처럼 우편으로 받은 투표용지를 채워 발송했다.

주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은 아이패드와 휴대용 프린터를 들고 공원·요양소·주민회관 등을 방문, 유권자들의 비밀 투표를 도왔다.

시력이 좋지 않은 유권자들은 아이패드의 글씨 크기를 키우거나 화면 색상을 조절할 수 있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호흡으로 조절하는 입력장치(sip-and-puff device)와 후보자 이름 등 글씨를 읽어주는 기능도 동원됐다. 장애인 유권자들은 블루투스를 이용해 조이스틱 등 개인 소유의 장비를 아이패드에 연결할 수도 있다.

주 선관위 스티브 트로트 국장은 “이 프로그램은 장애인의 투표권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기존의 장애인들을 위한 투표 장치보다 훨씬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오리건주는 내년 1월에 열리는 총선에도 아이패드를 이용해 투표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주 전체로 아이패드 투표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선거는 이 지역 민주당 하원의원이었던 데이비드 우 의원이 지난 7월 성추문으로 사임하면서 열리게 됐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