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늘어난 풀세트… 배구관중은 즐겁다
입력 2011-11-09 21:17
올 시즌 새로 도입된 ‘차등승점제’가 프로배구 인기몰이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비록 초반이긴 하지만 이 제도가 선수들의 추격 의지와 투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배구연맹(KOVO)는 이번 시즌을 시작하면서 승수와 세트득실률, 점수득실률 순으로 순위를 매기던 방식을 버리고 국제적인 흐름에 따라 차등승점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세트 스코어 3대 0 또는 3대 1로 이긴 팀에는 승점 3점을, 3대 2로 이긴 팀에는 2점, 2대 3으로 패한 팀에도 1점을 주는 방식으로, 이미 국제배구연맹(FIVB)이 주관하는 국제대회에서 적용하고 있다. 이 제도에 따르면 경기에 지더라도 세트스코어 2대 3을 기록하면 승점 1점을 따낼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은 한 세트라도 더 따내기 위해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실제로 이번 시즌은 초반부터 유난히 풀세트 접전을 펼친 경기가 많았다. 삼성화재-LIG손해보험의 대전 개막전이 3대 2 승부가 난 것을 비롯, 올 시즌 남자부 17경기 가운데 7경기가 풀세트 접전을 펼쳤다. 특히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팀 대한항공은 9일 현재 치른 6경기 가운데 4경기가 3대 2 승부였다. 여자부는 올 시즌 총 13경기 가운데 5경기가 풀세트 경기였다. 남녀 통틀어 전체 경기수의 40%가 3대 2 승부가 난 것이다.
물론 이같은 결과는 단지 바뀐 승점제 때문만은 아니다. 남자부의 경우 전통의 강호인 현대캐피탈과 LIG손보가 부진한 반면 KEPCO와 드림식스의 전력이 급상승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전력 평준화가 두드러진 것도 한 몫을 했다. 여자부도 ‘1강 5중’이라던 당초 예상대로 지난해 챔피언 현대건설(3승무패)을 제외하면 아무도 당일의 승부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호각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6경기 가운데 무려 5경기가 3대 2 승부가 났다. 매 세트, 매 경기 알 수 없는 승부가 팬들의 즐거움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
9일 경기에서는 대한항공이 현대캐피탈을 3대 0(25-23 25-18 25-21)으로 완파했다. 김학민(19점), 네맥 마틴(18점) 쌍포가 대한항공 승리를 이끌었다. 5승1패가 된 대한항공은 1위 삼성화재에 이어 2위 자리를 유지했다. 현대캐피탈은 팀 창단 이후 두 번째 3연패 위기에 빠졌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