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FA 대호 고민의 계절… 역대최고냐, 日진출이냐
입력 2011-11-09 20:06
프로야구 역대 최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5일 2012년도 FA 자격선수로 공시된 28명 가운데 FA 권리행사를 신청한 17명의 선수 명단을 9일 공시했다. 1998년 FA 제도가 도입된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2013년부터 1군 무대에 진입하는 NC를 뺀 기존 8개 구단은 최대 3명의 FA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
팀별 FA 신청 선수는 조인성 송신영 이상열 이택근 등 LG가 4명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에선 진갑용 신명철 강봉규, SK에선 이승호(20번) 정대현 이승호(37번)가 신청했다. 롯데에선 이대호 임경완 조성환, 두산에선 김동주 정재훈 임재철이 FA 대열에 동참했다. KIA와 넥센은 1명도 없고, 한화에선 신경현이 유일하다. 편법 다년계약 논란을 낳은 박경완을 비롯해 11명은 FA 권리 행사를 유보했다.
올해 FA 시장의 최대 관심은 역시 이대호다. 이대호가 지난 2005년 심정수가 세웠던 역대 FA 최고액(4년 60억원)을 넘어 얼마나 큰 몸값을 받아낼지가 관건이다. 올해 이대호의 연봉은 6억3000만원. 지난해 이대호가 요구하던 연봉 7억원을 깎아 안팎의 비난을 받았던 롯데는 이대호의 잔류를 위해 이미 ‘역대 최고액+알파’를 약속했다. 일부에서는 100억원 이야기도 나오지만 관건은 일본 진출 여부다. 일본 오릭스가 이대호 영입에 2년간 5억 엔(한화 75억원)을 제시하는 등 일본 구단들이 이대호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일본야구기구(NPB)가 9일 이대호에 대한 신분조회를 KBO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KBO는 이대호가 현재 FA 신분으로 오는 20일 이후 해외 구단과 협상 및 계약이 가능하다고 NPB에 통보했다.
또 정대현은 투수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FA다. 현재 소속 구단인 SK는 정대현을 잡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언더핸드스로라는 희소성을 지닌 데다 올해 뒷문 불안에 시달렸던 LG와 KIA 등이 관심을 가지고 있어 몸값이 뛸 수 있다. 야구계에선 계약기간 4년 기준으로 30억∼35억원 정도를 예상한다. 역대 투수 최고액은 2007년 LG 박명환이 기록한 4년간 40억원이다.
FA 신청 선수는 10일부터 19일까지 열흘간 원 소속구단과 계약할 수 있다. 협상이 결렬되면 20일부터 12월9일까지 20일간 원 소속구단을 제외한 나머지 7개 구단과 계약할 수 있다. 이마저도 무위에 끝나면 12월 10일부터 내년 1월15일까지 원 소속구단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의 계약 교섭이 가능하다. 만약 내년 1월15일까지 어떠한 구단과도 계약을 못 하면 자유계약선수로 공시돼 내년에는 뛸 수가 없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