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취업자 줄어드는데도… 고용 대박?
입력 2011-11-09 18:31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지난달에) 신세대 용어를 빌려 표현하자면 ‘고용대박’이 났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서 취업자 수가 2467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0만1000명 증가하는 ‘고용 서프라이즈’를 기록하자 고무된 것이다. 박 장관은 “1년 전에 비해 인구는 45만4000명 늘었는데, 일자리(50만개 증가)가 이를 모두 흡수하고도 남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겉으로 보기에 지난달 고용지표는 눈에 띄게 좋아졌다. 취업자 증가폭이 50만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17개월 만이다. 실업률도 2.9%를 기록, 2002년 11월 이후 9년 만에 2%대로 떨어졌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6.7%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 포인트 낮아졌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마냥 박수칠 상황은 아니다. 전체 취업자 수가 50만명 넘게 느는 동안 경제활동의 허리축인 30대 취업자 수는 오히려 1.1%(6만6000명) 감소했다. 30대 취업자 수 감소 폭은 지난 1분기 -0.6%, 2분기 -0.2%에 이어 3분기에는 -1.4%로 되레 커지는 추세다.
반면 50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취업자가 49만2000명 늘어나 전체 취업자 수 증가에서 98% 이상을 차지했다. 베이비붐 세대 이상 고령층의 일자리가 청년층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박 장관도 이날 회의에서 “고령층의 숙련된 기술과 경험이 청년세대에게 잘 전수되며 세대 간 일자리를 나누는 것을 넘어 서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공생·상생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비경제활동인구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4만9000명(0.3%) 늘어났다. 특히 고용활동조차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가 고령층뿐 아니라 전체 연령층에서 증가했다. 취업자는 주로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27만2000명)과 전기·운수·통신·금융업(16만명), 도소매·숙박음식점업(11만9000명) 등 서비스업에서 늘어났다. 제조업에서는 5만5000명이 줄어들어 3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