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이란핵 보고서 파장] IAEA “이란, 핵무기 개발중”…‘중동 화약고’ 다시 전운
입력 2011-11-10 00:29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8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믿을 수 있는 정보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IAEA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 관련 보고서를 낸 것은 처음이다.
이란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고,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시설을 공습할 수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이에 중동지역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다.
IAEA는 보고서에서 “우리가 지난 8년간 입수한 첩보들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과 관련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발표했다.
IAEA 관계자는 “이란은 핵 원료인 우라늄의 획득에서부터 이것의 운반, 원자로와 노심(爐心)까지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체계를 포괄적으로 갖추고 있다”며 “이란은 컴퓨터를 통해 폭발실험까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AEA는 10개국 정보기관의 첩보와 자체적으로 수집한 정보를 통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조사 과정에서 이란의 비협조로 핵무기 개발을 사실로 단정하진 못했다.
알리 아스그하르 솔타니에 IAEA 주재 이란 특사는 “새로운 내용도, 전문성도, 균형감각도 없는 보고서”라며 미국이 개입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마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핵 프로그램에서 손을 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에 나설 방침이지만 석유 수출 금지나 중앙은행 제재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알랭 쥐페 프랑스 외교장관은 “이란이 의혹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전례없는 수준의 제재를 가하겠다”고 했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란에 대한 치명적 제재에 동의할 가능성이 낮다. 우리는 어떤 선택이든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FP통신은 러시아 외무부 관리의 말을 인용, “러시아는 이란의 정권 교체 압박수단으로 보이는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IAEA 보고서 내용이 알려지자 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에 비해 1.28달러(1.3%) 오른 배럴당 96.80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