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화성탐사선 궤도진입 실패… 잉훠 1호 행방묘연
입력 2011-11-09 18:39
중국의 첫 화성탐사선 잉훠(螢火) 1호와 러시아의 화성 위성 탐사선 포보스-그룬트호가 9일 새벽 함께 발사됐으나 예정된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포보스-그룬트호는 지상 기지와 연락이 두절됐고, 잉훠 1호도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연방우주국 포포프킨 국장은 이에 대해 “탐사선이 로켓에서 분리된 뒤 자체 엔진에 점화가 되지 않아 이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며 “탐사선의 방향 시스템에 생긴 오류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탐사선 배터리의 수명이 소진되는 사흘 이내에 탐사선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정상적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와 중국 신화통신은 이에 앞서 두 탐사선이 9일 0시16분(현지시간, 베이징시간 4시16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기지에서 제니트-2 로켓에 실려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최근 실패 없이 우주개발 프로젝트를 진행시켜 왔다는 점에서, 러시아는 구소련 붕괴 이후 태양계 행성 탐사에 처음 나섰다는 점에서 각각 이번 실패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AP는 두 탐사선이 발사된 지 11분 만에 로켓과 분리된 뒤 자체 엔진에 두 차례 점화가 이뤄져야 했으나 모두 실패했다고 전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한 전문가는 이에 대해 “탐사선을 다시 컨트롤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포보스-그룬트호는 발사 후 3년여 동안 화성 위성인 포보스 표면에서 흙을 채취해 지구로 귀환하는 임무를 수행하기로 돼 있었다. 이 경우 태양계의 역사와 화성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 등에 대해 소중한 정보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됐었다.
잉훠 1호는 질량 115㎏, 높이 60㎝, 너비 75㎝로 설계수명이 2년이다. 화성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면 약 1년간 화성 및 주변 우주공간 환경에 대한 관측 활동을 할 예정이었다. 잉훠 1호는 당초 2009년 10월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러시아 측 사정으로 2년여 동안 발사가 연기됐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