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국보다 비싼 품목, 가격 관리체제 도입해야
입력 2011-11-09 17:39
우리나라 주요 생필품 가격이 외국 도시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비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당국은 물가를 보다 철저히 관리하라는 따가운 질책으로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지난 8∼9월 세계 18개국 주요 도시에서 48개 제품의 물가를 조사해 어제 내놓은 자료를 보면 16개 제품의 국내 물가가 5위 안에 들었다. 칠레산 몬테스 알파 카베르네 쇼비뇽 포도주의 경우 2007년 3만5600원에서 올해 4만4000원으로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고, 순위도 2008년과 2010년 2위에 이어 올해 1위를 차지했다. 칠레는 우리의 첫 번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데, FTA가 맺어지면 싼값에 수입물품을 살 수 있다는 약속이 빈말이 된 셈이다. 주세 등을 감안하더라도 원가의 4배나 되는 판매가는 납득하기 어렵다.
하이네켄 캔맥주는 2008년 7위에서 올해 3위로 순위가 뛰었다. 리바이스 501 청바지와 수입 쇠고기도 2위를 기록했다. 해당 제품들이 외국보다 국내에서 인기가 높다고 하더라도 수년째 고가 현상이 고착된 것은 유통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당국은 수입이 독점되거나 유통업체가 폭리를 취하지 않은지, 유통단계가 지나치게 복잡하지 않은지 등을 조사해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내 브랜드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첨단 제품들의 가격이 비싼 것도 소비자 불만을 사고 있다. 삼성과 LG의 LED TV는 2위를 차지했고, 삼성 넥서스S 스마트폰과 갤럭시탭은 4위에 올랐다.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해 내수와 수출품 가격을 차별화하던 시대도 아니고 해당 업체들이 연간 수십조원의 이익을 내는 마당이다. 국내 소비자들만 봉으로 본다는 지적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올해는 특히 물가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가 당국은 차제에 외국과의 물가비교 체제를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외국과 국내 물가를 비교한 지표들을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국내 물가가 유난히 높다면 그 원인을 찾아 개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