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문재인과 회동… “12월 17일 야권통합 원샷 全大 열자”

입력 2011-11-09 21:29


민주당 지도부는 9일 ‘혁신과통합’ 등에 다음 달 17일 원샷 야권통합 전당대회를 열자고 제안했다. 손학규 대표,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 등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손 대표는 내부적으로 단독 전대를 요구하는 차기 당권주자를 설득하고 밖으로는 야권 대표자 연석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통합전대 방식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손 대표는 이날 혁신과통합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통합 일정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용섭 대변인은 기자간담회에서 “두 분은 전대 방법이나 지도부 구성, 내년 총선 공천 기준 등을 개인 혹은 조직별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민이 원하는 대로 결정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문 이사장은 통합세력이 한번에 전대를 치르는 원샷 방식에 대한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혁신과통합 내부에서는 원샷 방식을 택할 경우 민주당 외 세력이 지도부 구성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손 대표는 혁신과통합, 민주노동당 등 진보정당과 한국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 등에 오는 13일 대표자 연석회의를 개최하자고 공식 제안할 계획이다.

정장선 사무총장은 당 일각에서 요구하는 ‘투 트랙 방식’(민주당 전대 이후 통합전대)이 아닌 ‘원샷’ 방식을 택한 이유에 대해 “통합 과정에서 지분 논란이 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먼저 전대를 열어 지도부를 선출하고 혁신과통합도 따로 정해진 몫만큼 지도부를 선출해 합치는 방식이 될 경우 통합보다는 지분 나누기로 비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차기 당권주자들과 ‘선(先)혁신’을 내세우는 당내 그룹들은 민주당 전대를 먼저 치러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당 전대 없이 통합전대를 추진하는 것은 당헌·당규 위반”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손 대표 제안은 당내 의견수렴 절차가 없었기 때문에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어려운 때일수록 당헌·당규를 지키고 정도로 가는 게 순리”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