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이란핵 보고서 파장] 이란 공격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는…
입력 2011-11-09 18:23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 관련 보고서를 공개한 것을 계기로 이란 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효과와 비용 등을 고려할 때 미국과 이스라엘이 쉽게 공격에 나서면 안 된다고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8일(현지시간) 경고했다.
FP는 ‘테헤란을 둘러싼 문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핵시설 공습을 숙고해야 한다”면서 5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첫째는 어차피 ‘끝’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란 핵시설을 공습하는 것은 마치 잔디를 깎는 것과 같다고 FP는 표현했다. 핵무기 개발에 주력하는 이란으로서는 미사일 공격을 받아도 다시 일을 도모할 것이라는 얘기다. 또 이란 핵시설은 쉽게 찾을 수 없는 비밀 장소에 은닉돼 있어 정확한 공습을 하는 것도 힘들다.
어차피 누구도 이란의 핵 개발을 막을 수 없다는 점도 이유였다. 인도와 파키스탄, 북한, 이스라엘의 예에서 보듯 외부의 힘으로는 핵 개발을 저지할 수 없다. 이란의 핵 개발을 중단할 주체는 이란밖에 없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 오히려 이란 내 민족주의를 자극해 핵 개발의 명분만 강화시킬 것이라고 FP는 전망했다.
다음은 미국의 비용 문제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이란에 대해 군사적 행동을 감행할 경우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다. 게다가 이란이 공격을 받을 경우 걸프해역 원유의 4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차단되면서 국제 유가가 치솟을 가능성도 높다.
중동 지역에서 이란의 영향력만 강화시켜주는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란을 공격하면 아랍권에서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에 반대하는 정서가 확산되고, 이는 이란의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 미국은 당연히 개입하게 돼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전히 대규모 군사작전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에 대한 또 다른 군사행동을 시작할 여력이 있는지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