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양성비용 분담하라” 공군, 매년 100여명씩 이직

입력 2011-11-09 21:29

민간 항공사로 이직하는 군 조종사 문제로 고심해 온 공군이 민간 항공사에 조종사 양성비용 분담을 요구할 방침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미래희망연대 송영선 의원은 9일 이 같은 내용의 공군 내부 자료를 공개했다. 공군은 1인당 양성비용이 100억원에 달하는 조종사들이 연간 100여명 민간 항공사로 이직하는 만큼 민간 항공사가 어떤 형태로든 양성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공군은 조만간 민간 항공사, 국토해양부 등과 논의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행시간 1500시간이 넘는 숙련된 조종사 1명을 양성하는 데 KF-16 전투기의 경우 109억5000만원, CN-235 수송기는 67억90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종사 양성비용에는 조종사 월급과 훈련비, 전투기 감가상각비, 정비료, 연료비 등이 포함된다. KIDA는 “민간 항공사가 조종사 1인당 1억원 정도의 분담금을 지급하는 게 적정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항공업계 관계자는 “우리가 스카우트하는 게 아니고, 의무복무 기간을 마친 뒤 자발적으로 전역하는 군 조종사를 채용하는 데 양성비용을 분담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사법시험 출신이 판·검사로 근무하다 로펌에 들어갔다고 해서 사법연수원 교육비용을 로펌에 부담하라고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반발했다. 민간 항공사로 이직하기 위해 전역서를 낸 조종사는 2007년 138명, 2008년 145명, 2009년 142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다 2010년 83명, 2011년에는 66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내년에 전역하겠다고 신청한 조종사는 99명으로 다시 크게 늘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노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