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쇄신파 요구, 답변 않는게 답변”
입력 2011-11-09 18:36
이명박 대통령이 9일 국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대치 상황과 관련, “여야 간에 FTA 문제를 놓고 논쟁하는 것은 FTA 자체보다도 정치적 논쟁이라고 보고 있다”며 “조금 진통은 있지만 FTA는 내년 1월부터 발효될 것으로 확실히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회의 FTA 논쟁을 ‘정쟁(政爭)’으로 규정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NPR과 인터뷰를 하며 “FTA는 국민 다수가 지지하고, 집권여당이 찬성하고,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한국 기업인 모두 다 환영하고 있어서 결국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 쇄신파 의원들의 대국민 사과 등 다섯 가지 요구에 대해 “나의 답변은, 답변을 안 하는 것으로 답변을 보내고 있다”며 “그러나 내가 그것을 깊이 생각하지 않는 건 아니다. 그들의 요구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당장 구할 수 없어 불안감을 갖고 있다. (쇄신파) 25명 의원도 젊은 의원이 대부분이다. 젊은 의원들이니까 그렇기도 한데…”라며 젊은층의 불만에서 쇄신 요구가 비롯됐다고 해석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현재 말보다 많은 생각이 필요한 때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침묵 속에 많은 고심을 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의 최근 심경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의견수렴 ‘경청투어’를 지시한 뒤로 선거 민심, 쇄신 요구 등에 관해 공개적 발언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박 대변인은 “대통령은 변화 요구와 그에 부응하는 방법을 깊이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쇄신파 서한에도 침묵으로 답한 것”이라며 “생각이 정리되면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