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에세이-삶의 풍경] 신문 읽기의 행복

입력 2011-11-09 18:07


신문 냄새를 어떤 냄새보다 좋아합니다. 매일 침대 위에 벌러덩 누워 신문 읽는 즐거움이 어느덧 35년째입니다. 이른 새벽 배달되는 까만 나라 사람들 이야기와 하얀 나라 사람들 이야기를 한데 묶어 나를 즐겁게 해주는 신문 읽기는 여고시절부터 해 온 귀중한 습관입니다. 해외여행을 마치고 오면 이미 구문이 된 신문을 날짜 별로 추려놓고 하루 온종일 읽어댑니다. 너무나 재미있는 글 속의 보물들을 건지고 또 건집니다. 때때로 가슴으로 쓴 칼럼니스트의 글에 매료되어 타인의 고통을 내 고통으로 여깁니다. 신문은 내게 혼돈의 언어 대신 세상을 이해하고 정직한 인간의 바로미터를 세워주는 고마운 아침친구입니다. 때때로 착한 사마리아인으로 살기를 요구합니다. 매일 착해져가는 일도 나는 신문을 통해 합니다. 한 권의 책보다, 천 권의 책보다 정보와 정신의 보물을 매일 아침 내 방 앞 복도에서 주워 그것들을 하나하나 꿰매 차곡차곡 가슴에 채웁니다. 신문은 내게 있어 아침 인사로 만나는 첫 연인처럼 아주 반가운 존재입니다.

그림·글=김영미(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