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현 목사의 시편]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2)

입력 2011-11-09 18:09


신학의 내용을 체계적인 지식으로 정리하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신학이 학문으로 시작해서 학문으로 끝나버리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신학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 예수 그리스도의 지배를 받는 삶, 곧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의 능력으로 충만한 삶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신학생들이 신학을 공부하면서 신앙을 잃어버리고, 신학교수들도 신학을 가르치면서 신앙을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학생들이 신학교를 졸업해도 교회를 개척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신학교에서 신학을 학문으로 가르치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결과가 나타납니다. 우리가 신학을 학문으로 가르치는 사이에 교회가 서서히 문을 닫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신학이 발달하고 신학자가 많아질수록, 교회가 점점 쇠퇴하게 되는 현상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서양의 신학이 얼마나 화려한 학문의 성과를 이루었습니까? 그런데 오늘날 수백년의 전통을 가진 유럽의 크고 유명한 교회들이 관광명소나 음식점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서양신학이 학문으로 발전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력을 상실하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영적 생명을 잃어버리고 학문 연구의 수준에 머문다면, 우리의 신학은 영적인 생명의 능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하나님을 아는 온전한 지식은 인간의 학문적인 노력이나 이성적인 신학작업을 통해 얻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오직 하나님 편에서 우리에게 성령을 통해 계시하실 때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아는 지식’으로서의 신학은 학문이 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학문적인 탐구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영원하고 무한하신 창조주 하나님께서 어떻게 피조물인 인간의 학문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까? 신학은 하나님과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우리의 학문으로 하나님을 제한하려고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신학은 신령한 영적인 지식이요, 그 자체가 경건한 예배인 것입니다. 초대교회에서는 신학이 하나님을 향한 경건(pietas)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을 사랑하며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것,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하나님께 순종하면서 하나님 앞에서 사는 것, 그것이 신학인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앎으로써 하나님께 감사하고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 하나님 앞에서 회개함으로써 변화를 받아 영혼이 새로워지게 되는 것, 이것이 참된 신학의 능력입니다.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찬양하게 하고,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헌신하게 하는 신학이 바로 참된 신학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학은 이론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단순한 학문이 아닙니다. 그것은 죽은 자도 살리는 생명의 능력, 영원한 생명을 주는 능력인 것입니다.

<백석대 설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