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이 이끄는 초대교회적 공동체를 꿈꾸는 예수마을셀교회
입력 2011-11-09 15:46
[미션라이프] 경기도 수원시 율전동 예수마을셀교회. 이 교회 성도들은 교회 건축에 목숨을 걸었다. 150여명의 성도는 2007년부터 새 성전을 위해 기도했고 40여명의 셀 리더들은 살던 집을 내놓거나 줄여 헌금했다. 일부는 교회를 위해 보증을 서기도 했다. 이 때문에 박영(53) 담임목사는 주변 부동산으로부터 ‘방 빼 목사’라는 별명과 함께 의혹의 눈초리를 받아야 했다. 심지어 이단이라는 소리도 들었다.
성도들이 교회를 위해 보증을 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이 교회 성도의 70%는 청년들이다. 상식적으로 이런 일이 가능할까. 8일 박 목사와의 인터뷰를 위해 교회를 찾았다. 그는 성도들이 이토록 헌신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한 가지, ‘영혼 구원’ 때문이라고 했다. 성도들이 동역자로서 더 많은 영혼을 구원해 보겠다는 열정으로 교회 건축에 사명을 갖고 임했다는 것이다.
“셀교회에서 성도는 소비자가 아닙니다. 대신 하나님 나라를 함께 이루는 왕 같은 제사장, 즉 ‘킹덤빌더(kingdom builder)’입니다. 주일 목회자에게 은혜만 받고 교회봉사하면 모든 책무를 다 했다고 생각하는 성도들은 세상 속에서 영향력을 미칠 수 없습니다. 성도들이 동역자가 돼 목사와 함께 뛰는 게 셀 목회의 특징입니다.”
박 목사가 이처럼 성도들에게 동역자의 사명을 일깨우는 것은 그의 목회철학 때문이다. 그는 교회 집사이자 21년간 국어교사로 신앙생활을 하다가 ‘하나님의 갈망을 이루는 교회’를 세우기 위해 1999년 서울 청파동의 안양대학교 신학대학원에 등록했다. 목회철학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방향이 없었던 그는 2001년 사모와 함께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에 들어가 1주일간 기도했다. 앞으로의 사역방향을 잡기 위해서였다.
“금식기도하고 돌아왔더니 마침 군포 세린교회에서 3박4일간 ‘셀교회 개척학교 콘퍼런스’가 열리고 있더라고요. 저는 그곳에서 제가 찾던 ‘하나님이 디자인하신 진정한 교회 공동체’를 발견했습니다.”
셀교회는 약 20년 전 미국 남침례교의 랄프 네이버 박사와 빌 백햄 선교사, 크리스천 슈바르트 신학교수가 제시한 개념이다. 이들은 전 세계 성장하는 교회의 특징으로 셀 형태의 교회공동체를 꼽았다. 박 목사는 이 셀 형태가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구역과 비슷하지만 다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구역은 일종의 조직화된 구조라면 셀은 그 자체가 교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셀 자체에서 사람들이 세워지고 목양과 전도가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성령이 이끄는 초대교회적 공동체를 꿈꾸는 이 교회의 중점사업은 ‘2020 세계비전’으로 압축된다. 2만명의 평신도 셀리더, 2000명의 전임 사역자, 200명의 선교사와 네트워크 교회를 세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이 비전은 모든 성도들의 목표가 됐다. 이 역시 한 명의 성도를 잠재적 셀리더로 보고 하나님의 사명을 이뤄가는 동역자로 세우는 셀교회의 방침이다.
동역자를 세우는 일 이외에도 박 목사가 강조하는 게 있다. 바로 교육 사역이다. 교사 출신의 그는 현재 교회 옆 율전중학교에 매년 600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한 강당이 없는 학교를 위해 교회를 개방해 연주회와 발표회에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지역에 어려운 이웃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야학도 준비 중이다. 교회는 40여명의 주변 대학생들과 함께 이달 말쯤 영어와 수학을 무료로 가르치는 야학을 열 계획이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야학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우선적으로 학습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장차 기독 대안학교 설립을 꿈꾸는 박 목사는 교사였던 1995년 현직 교사들의 모임인 ‘교직자 선교회’를 만든 바 있다. 교사 한 명이 영적으로 바뀌는 것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초·중·고 1만2000개 학교 복음화를 부르짖었던 그는 현재도 교직자 선교회 지도목사를 맡고 있다.
예수마을셀교회는 2003년 1월 경기도 수원시 화서동의 18평 아파트에서 성도 2명과 함께 출발했다. 같은 해 6월엔 24평의 사무실을 얻어 50명이 교회설립 예배를 드렸고 교인 수가 150명으로 증가함에 따라 설립 1년6개월만에 2004년 104평의 상가건물을 매입했다. 현재 지상 5층으로 된 건물은 2010년 400여명의 교인들의 기도와 헌신으로 세운 것이다. 교회 설립 7년만의 일이었다.
다음달 12~14일에 2박3일간 교회에서 진행되는 ‘2011 한국셀교회 개척 콘퍼런스’에서는 예수마을셀교회가 어떻게 셀목회를 적용했는지 공개할 예정이다. 주 강사로는 박 목사와 김인중(안산동산교회) 김삼성(선교사·카자흐스탄 알마티은혜교회) 목사가 나선다.
“셀교회는 성전 건축이나 부흥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진정한 목회의 본질을 회복케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성령이 이끄는 셀교회에 희망이 있습니다. 많은 동역자들이 오셔서 교회의 본질적 가치인 영혼 구원을 위해 함께 건강한 목회를 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수원=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