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단체, 서울대공원 인촌동상 철거 요구

입력 2011-11-09 06:13

[쿠키 사회] 항일운동가 단체들이 과천 서울대공원에 세워져 있는 인촌 김성수(1891∼1955) 동상의 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운암김성숙기념사업회는 지난달 말 서울대공원 측에 “어린이들이 많이 찾는 공원에 친일 인사의 동상을 세운 것은 교육상 부적절하다”며 인촌 동상 철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9일 밝혔다.

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대공원에 친일파 동상을 방치해 ‘친일파 선양’을 하는 것은 후세 교육에 적절치 못하다고 판단된다며 인촌 동상의 철거를 촉구했다.

인촌 동상은 인촌기념회가 1991년 11월11일 인촌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서울대공원 내 잔디광장에 건립했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인촌 동상의 존재를 20년간 몰랐는데 올해 성북구 인촌로 명칭 논란 등이 일면서 동상에 대해서도 문제제기가 들어왔다”면서 “다른 단체들도 같은 문제의식을 느끼고 구체적인 행동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기념사업회는 서울대공원을 관리하는 서울시에 동상 철거 요청을 전달하고 여러 단체와 연합해 대공원을 항의 방문하는 등의 행동에도 나설 계획이다.

서울대공원 측은 “인촌 동상은 서울시 결정으로 인촌기념회에서 건립했으며 현재 친일 반민족행위 결정 취소 청구소송이 진행 중이므로 최종 판결 후 모든 사항을 재검토하겠다”고 기념사업회에 공문을 발송했다.

인촌 김성수는 일제 강점기 보성전문학교(현 고려대) 교장을 맡는 등 정치인·교육자·언론인으로 활동했으나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와 민족문제연구소는 그가 친일 단체에 가담하고 학병제를 찬양했다며 친일행위자로 규정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