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크린넷’ 부실 판정… 애물단지 되나
입력 2011-11-08 22:48
LH가 600억원 넘는 돈을 들여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에 설치한 쓰레기 자동집하시설(판교크린넷)이 애물단지가 될 상황에 처했다. 기술진단결과 전반적인 성능 부실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H는 준공과 함께 성남시에 시설을 넘겨야 하지만, 시가 주민 민원 가능성과 성능 부실을 이유로 시설 인수를 거부해 양측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성남시는 판교크린넷에 대한 기술진단 용역을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 의뢰한 결과 배출구 악취, 투입구 소음,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 기능 부실, 운영비 과다 등 전반적인 성능이 부실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8일 밝혔다.
특히 4개 집하장의 배출구 악취 농도는 669∼1442희석배수로 기준치(500희석배수 이하)를 넘어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악취를 해결하려면 ‘약액세정탑+활성탄흡착식’ 탈취시설을 ‘탈취로(RTO)’ 방식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투입구(공기흡입구) 소음은 최대 99.9㏈로 기준치(55㏈ 이하)를 넘어서 주택이나 상가에 인접한 투입시설은 옮겨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음식물쓰레기는 하루평균 수거량이 0.17t 정도로 이송 효율이 49.1%(기준치 80% 이상)로 떨어지는데다 일반쓰레기와 혼합해 수거하면서 침출수가 나와 소각장 반입 쓰레기의 수분함유율이 74%(설계기준치 45%)를 넘어섰다.
시 관계자는 “총체적인 문제점이 확인된 만큼 LH에 시설개선을 요구하고 요구조건이 충족된 다음 인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LH는 성남시 기술진단 용역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LH 판교사업단 관계자는 “탈취시설을 RTO방식으로 개선해도 공기흡입 속도가 빨라 완전연소가 어려운데다 겨울철 백연(흰연기)현상으로 미관상 민원을 불러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음식물쓰레기 수거에 대해 “지금도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가 가능하지만, 전기요금 때문에 비용절감 차원에서 혼합수거하고 있다”면서 “법적으로도 별도의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을 갖출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투입구 소음과 관련해서는 “기술적으로 대안이 없고 법적으로 규제 대상이 아니다”며 “투입구를 옮기면 역민원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Key Word : 판교크린넷
일반·음식물 쓰레기 등 생활폐기물을 투입구 1288개에 넣으면 공기흡입력(초속 20∼30m)으로 관로를 통해 집하장으로 운반해 처리하는 시설이다. LH는 621억4000만원을 들여 하루 처리용량 46.2t의 이 시설을 2009년 9월 완공해 현재 하루 24t을 처리하고 있다.
성남=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