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1급 장애 경상선씨, 7년 만에 운전면허시험 합격… 458차례 도전

입력 2011-11-08 21:20

30대 1급 뇌성마비 장애인이 무려 458차례 도전 끝에 운전면허증을 따냈다.

8일 도로교통공단 청주운전면허시험장에 따르면 청주시 상당구에 사는 경상선(32)씨는 뇌성마비를 이겨내고 ‘2종자동운전면허증’을 취득했다.

경씨가 운전면허 시험에 도전한 것은 2004년. 불편한 몸으로 운전전문학원을 다닐 수 없어 혼자 공부해야 했던 그는 매년 50∼100차례 운전면허 필기시험(장내 기능시험)에 응시했다. 그동안 치른 시험 횟수만 458차례다. 일단 필기에 합격한 이후에는 보름간 청원군 내수읍의 한 운전전문학원에 다니며 단 두 차례 만에 도로주행시험을 통과했다.

그는 필기시험을 치르러 갈 때는 시내버스를 한 차례 갈아타야 했던 만큼 몸이 여간 고된 게 아니었지만 꿋꿋하게 이겨냈다. 필기시험에 들어간 응시료만 237만8000원이었다.

경씨는 “몸이 맘대로 되지 않아 먼 곳을 가는 게 무척 불편해 운전면허시험에 도전했다”며 “앞으로 마음 편하게 혼자 운전하며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게 됐다”고 흐뭇해했다. 학수고대하던 운전면허증을 딴 경씨는 “차를 구입하면 부모님을 모시고 마음껏 여행을 다니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경씨 가족은 번번이 낙방의 고배를 마시는 경씨가 안쓰러워 운전면허시험 응시를 만류하기도 했었다. 경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여기저기 다니는 것을 참 좋아한다”면서 “운전면허시험에서 자꾸 떨어지는 것을 보고 포기하라고 권했지만 아들이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나중에는 딸 수 있는 때까지 한번 해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승재 청주운전면허시험장장은 “면허시험을 보다가 포기하는 장애인들이 많은데 경씨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끈기 있게 도전해 면허증을 갖게 됐다”며 “장애인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험장장은 지난 7일 오후 경씨의 집을 방문해 꽃다발과 함께 운전면허증을 직접 전달하며 경씨를 축하했다.

청주=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