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물살에 가로막힌 인간어뢰… 이언 소프, 주종목인 자유형 100m서도 예선 탈락
입력 2011-11-08 18:25
‘인간 어뢰’ 이언 소프(29·호주)의 5년만의 복귀가 실패로 끝날 확률이 높아졌다. 소프는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11 국제수영연맹(FINA) 경영월드컵 6차 대회 첫날 주종목 중 하나인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예선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소프는 50초21로 전체 28명의 참가선수 가운데 15위에 머물러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또한 이날 열린 개인 혼영 100m 예선에서도 56초70으로 전체 14명 가운데 9위를 기록해 결승에 오르지 못하고 일찌감치 대회를 마쳤다.
소프는 이번 대회에 앞서 4∼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경영월드컵 5차 대회에서도 남자 접영 100m에서 예선 탈락했고, 개인 혼영 100m에서는 결승에 진출했으나 7위에 그쳤다. 호주 유력 일간지 ‘오스트레일리언’ 등 현지 언론은 싱가포르 대회의 경우 주종목이 아닌데다 복귀 후 처음으로 실전 감각을 테스트하는데 의미를 뒀기 때문에 소프의 나쁜 성적을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베이징 대회의 결과가 나온 이후 “소프가 냉엄한 현실을 깨닫게 됐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소프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괜찮다. 최상의 경기력이 아니었다. 쇼트(25m)코스에서 자유형 100m 경기를 치른 것은 10년 만이다”라며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또 “5년 만에 복귀하자마자 좋은 성적을 낸다면 이치에 맞지 않는다. 이번 결과가 디딤돌이 될 것이다. 아직은 만족한다”고 말했다.
1997년 15세의 나이로 최연소 호주 수영 국가대표가 된 소프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3관왕, 2004년 아테네올림픽 2관왕 등 올림픽에서만 금메달 5개를 따냈으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1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한 자유형 400m 세계기록(3분40초08) 등 세계신기록을 13차례나 세우며 자유형 중장거리의 최강자로 군림했다. 2006년 다소 이른 24세의 나이에 은퇴해 세계 수영팬들의 아쉬움을 샀던 소프는 2012년 런던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지난 2월 전격 복귀를 선언한 바 있다.
소프가 런던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하는 종목은 자유형 100m와 200m, 계영 등이다. 만약 소프가 내년 3월 자국 예선을 거쳐 올림픽 티켓을 따낸다면 자유형 200m에서 마이클 펠프스(26·미국) 박태환(22·단국대) 등과 겨루게 된다. 12∼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경영월드컵 7차 대회에도 참가할 예정인 소프가 기량을 어느 정도 끌어올릴지 관심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