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낙엽길과 인생길
입력 2011-11-08 18:08
‘솨!’ 하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낙엽이 바람을 따라 떨어지고 있습니다. 수없이 많은 나뭇잎들이 바람에 몸을 맡기고 숲을 가로지르며 날아가고 있습니다. 낙엽과 함께 숲을 지나는 바람 소리는 이 세상 그 어떤 교향악보다 아름답습니다.
낙엽이 바람을 따라가는 소리가 멈췄습니다. 바람이 한꺼번에 너무 많은 낙엽을 가져가는 것이 미안했던 모양입니다. 나뭇잎을 바람에 맡겨버리고 깨끗한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나뭇가지들이 하늘을 향해 손을 내미는 구도자의 모습처럼 경건하기까지 합니다. 각자 있던 자리, 자라온 모습은 다르지만 이렇게 가을바람 앞에 모두가 하나 되어 가고 있습니다.
가야 할 곳이 있는 존재는 서두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바람을 따라가지 않으면 다음에 가면 되기 때문입니다. 바람에 모든 것을 맡기면 편안합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숲길에서 만나는 낙엽을 통해 하나님은 무엇이 믿음이고 소망인지 깨닫게 하십니다. 그래서 이 땅에 남아 있는 동안 우리는 더 많은 영혼을 주님께로 인도하기 위해 더욱 주님을 의지해야겠습니다.
배성식 목사(용인 수지영락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