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시설’ 군사행동 단행될까… 美·이스라엘 “모든 가능성 검토” 中·러 반대로 논란 예고

입력 2011-11-08 18:04

7일(현지시간) 백악관 정례 브리핑이 시작되자마자 기자들의 질문은 이번 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의 핵개발 관련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미국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모아졌다.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군사적으로 공격할 가능성이 있는가’ ‘이스라엘이 공습한다면 미국의 견해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란을 고립시키고 핵프로그램 폐기 압박을 위해 주로 외교적 수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답변했다. 일단 군사적 행동을 부인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물론 어떤 옵션도 테이블 위에서 치우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 내에서는 이란 핵무기 개발이 객관적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군사적 조치보다는 기존의 제재 강도를 더욱 높이겠다는 의견들이 많다. 이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정치·군사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공격했을 경우 이란이 이스라엘이나 다른 중동 지역 동맹국들을 공격할 가능성이 많아 군사적 옵션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미 언론들은 행정부 내 강경파들의 목소리를 인용해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놓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이란 핵무기가 중동지역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론이 상당히 먹혀 들어가고 있는 분위기다.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선제공격설을 부인하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란 공격이 현실화된다면 이란 인근 해역의 서방국 해군 함정에서 발사되는 토마호크 미사일이 사용되거나 항공기의 정밀공습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지상군 투입은 비현실적이지만 소규모 특수부대가 은밀하게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 이스라엘은 2007년 9월 F-15 전투기 7대로 시리아 내 핵관련 시설을 전격 공습해 파괴시킨 적이 있다. 당시 22기의 공대지 미사일을 발사했다.

현재 이란의 핵관련 시설은 4곳에 분산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란이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우라늄 농축시설은 은닉이 쉽고 규모가 크지 않아 정확한 위치정보와 정밀타격 기술이 없는 한 효과적인 파괴가 어렵다.

이란 공격은 미국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국제적으로도 논란거리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란에 대한 군사적 제재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독일 외무부도 군사 공격을 찬성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IAEA가 이란의 진전된 핵개발 상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적시할 경우 군사적 옵션을 포함한 초강경 대응 주문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