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에게 가장 좋은 음식은 뭘까?… 머리가 맑아지는 엄마표 도시락！

10일은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 수험생을 둔 가족들은 전투태세에 돌입했을 터. 당사자는 마지막 점검을 하느라, 어머니는 시험 당일 아침밥과 도시락 준비로 바쁠 때다.

강경옥(50·경기도 용인 상현동)씨는 “맏딸이 수능을 보는데 도시락은 물론 아침 메뉴도 걱정”이라면서 두뇌회전에 도움이 되는 음식들이 있다고 해서 알아보는 중이라고 했다. 그날 하루 머리에 좋은 음식을 먹인다고 해서 얼마나 도움이 될까마는 부모 마음이란 게 그렇지 않다.

아침밥은 꼭 먹이도록 하자. 충청대 식품영양학부 안용근 교수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체온이 낮아서 온도를 빨리 올려 줘야 두뇌회전이 빨라지는데, 체온을 올리려면 밥을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침은 위에 부담이 적으면서 먹기 편한 죽이 좋다. 다만 ‘시험을 죽 쓴다’고 해서 자녀가 싫어한다면 따뜻한 국물 등을 준비해주도록 한다. 아침 먹는 것이 습관이 안돼 억지로 먹으면 체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시험장에 도착해서 먹을 수 있도록 점심 도시락과는 별도로 치즈 우유 과일 등을 싸 보내자.

한국식생활개선연구회 김경분(53) 부회장은 “시험 잘 보라고 특별식으로 도시락을 준비하는 어머니들이 적지 않은데 이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평소 자녀가 즐겨 먹는 것 중 소화가 잘 되는 메뉴를 골라 보온도시락에 담아 주라고 당부했다. 쇠고기 등 육류, 기름에 튀긴 음식은 위에 부담을 주고, 찬 음식을 급하게 먹다가는 체하기 십상이다. 그는 “미역국, 죽, 바나나, 계란 등 미끄러지고 깨져서 시험 당일 먹으면 좋지 않다는 속설을 가진 음식들이 사실은 제일 좋은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세 아이의 수험생 도시락을 싼 경험을 바탕으로 ‘속 편한 수능 도시락’까지 출간한 파워블로거 서향희씨는 ‘국물 없이는 밥을 못 먹는다’는 아이들에겐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국으로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서씨의 추천 메뉴는 두부뭇국, 미소된장국, 달걀김팟국, 콩나물북엇국, 콩나물김칫국, 시금치된장국 등이다. 서씨는 “반찬은 3, 4가지를 싸되 딱딱한 것보다는 부드러운 것으로, 기름진 것보다는 담백한 볶음이나 조림 무침 등이 좋다”면서 1가지는 칼칼한 것을 넣어 입맛을 돋워주라고 권했다.

손쉽게 먹으라고 간혹 김밥을 싸주기도 하는데,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절대 피해야 할 메뉴로 김밥을 꼽았다. ‘기적의 공부밥상’ 저자 김연수씨는 “김밥은 원래 체하기 쉬운 음식인 데다 보온도시락에 넣기도 마땅치 않아 차게 먹어야 돼 배탈 날 염려가 더욱 높다”고 말했다.

김경분 부회장은 “집중력이 떨어지는 오후 시간을 위해 따뜻한 꿀물을 진하게 타서 보온병에 담아 보내고, 바나나 귤 등 쉽게 먹을 수 있는 과일도 준비해주라”고 당부했다. 꿀물은 뇌에 포도당을 공급해 두뇌회전을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너무 많이 마시면 소변이 급해져 시험을 망칠 수도 있으므로 조금씩 마시라는 당부를 곁들이도록.

시험 당일 한 끼 식사가 뇌에 영향을 미쳐 좋은 수능 성적을 얻기는 어렵겠지만 평소 꾸준히 섭취하면 두뇌계발에 도움이 되는 식품들은 확실히 있다.

안용근 교수는 “비타민 무기질 등 고른 영양을 섭취하면 성장기 어린이들은 지능을 높일 수 있고, 성인은 뇌의 노화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콩은 기억력 향상, 참깨는 직감력과 집중력 증가, 채소는 피로 제거, 정어리는 두뇌회전 증가, 다시마는 발상력 증가, 우유는 초조 해소의 효과가 있다고 추천했다. 이밖에 과일 김치 현미 된장 마늘 돼지고기 메밀도 두뇌계발에 좋은 식품이다. 두뇌계발에 해로운 식품도 적지 않다. 안 교수는 라면 햄버거 통닭 등 인스턴트 식품과 패스트푸드, 청량음료, 술, 카페인, MSG 등 인공조미료, 아스파탐 등 인공감미료는 피해야 할 식품으로 꼽았다.

안 교수는 “머리에 좋은 1∼2가지 음식만 먹는다고 머리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전통적인 우리 밥상이 가장 효과적”이라면서 아침을 비롯해 하루 세끼를 정해진 시간에 가족과 함께 즐겁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