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암보험… 지급 방식·범위 따져라
입력 2011-11-08 21:30
노령화 추세로 인해 은퇴 후 삶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덜컥 암이라도 걸리는 경우를 상상하면 부담은 공포로 변하게 된다. 다행히 손해율 악화 등으로 한동안 없어지던 암보험 상품이 최근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그런데 가입자의 고민은 더 커졌다. 보험료 산정 방식, 보장 기간과 범위 등 선택해야 할 항목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두 번 이상의 암 진단까지 보장해 주는 상품이 집중적으로 나오고 있는데 이 역시 장단점을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암 보험 가입시 유의점=요즘 출시되는 암보험 상품들은 ‘비갱신형’을 내세우고 있다. 은퇴 후 보험료 부담을 걱정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갱신형은 가입 초기 보험료 부담은 낮지만 3∼5년 단위로 갱신될 때마다 보험료가 40∼80%씩 인상된다. 40대에 가입할 때는 1만원대였던 월 보험료가 60세 이후에는 4만∼6만원대로 뛰어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입이 줄어드는 노년의 삶을 감안하면 가입 기간 내내 동일한 보험료를 내는 비갱신형이 유리할 수 있다.
모든 보험이 마찬가지지만 특히 비갱신형 암보험은 가능하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들어야 유리하다. 최근 출시된 한 암보험의 경우를 보면 비갱신형으로 10년간 납입한 뒤 종신 보장 되는 상품을 60세 남자가 가입할 경우 월 보험료가 무려 21만원대에 달한다. 반면 같은 상품을 40세에 가입하면 10년간 월 9만원을 내면 된다.
또 보통 보험 상품들의 보장기간이 80세인 것과 달리 최근 암보험들은 보장기간을 최대 100세까지로 제시하고 있다. 다만 연령에 따라 진단금 지급 제한을 둔 경우가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요즘 신상품의 보험료 지급 방식이 예전의 ‘종합형’이 아닌 ‘진단금형’이라는 것이다. 암 진단을 받았을 때 일시에 고액의 보험금을 주는 형태다. 암 환자의 경우 수술비 입원비 외에도 통원치료를 위한 교통비와 실직에 따른 생활비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진단금형이 유리할 수도 있지만 실비 보장이 안 되는 측면은 단점이다.
이밖에 가입 이후 단기간 내에 암 진단을 받을 경우 약정 지급액을 다 못 받을 수도 있는데 보험사마다 이 기간이 1∼2년으로 다르므로 살펴봐야 한다.
◇두 번 보장 암보험 ‘대세’=요 몇 달 사이에 유행처럼 출시되고 있는 ‘두 번째 암 보장’ 상품들은 한 번 암 투병을 해 완치된 이후에도 같은 부위 또는 다른 부위에 다시 암이 생기는 경우를 대비해 설계된 것들이다. 역시 노령화와 조기 진단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이 상품들을 가입할 때는 집중적으로 보장해 주는 암의 범위와 종류에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첫 번째 암 진단 1∼2년 경과 후 발생한 전이암, 재발암 등을 보장해 준다. 상품에 따라 암과 관련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말기폐질환, 말기간경화 등 병과 추가적인 수술, 즉 유방절제나 자궁적출수술에 따른 비용까지 보장해 주는 경우도 있다.
기존 암보험을 가입한 사람을 위한 특약을 운영하는 보험사도 있다. 이 경우 월 3만원 안팎의 추가 비용만 내고 두 번째 암 관련 보장을 받을 수 있다.
생명보험협회 상품계리부 김진석 팀장은 8일 “상품마다 보장되는 암의 종류와 범위가 다르고, 진단금도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가족의 병력을 먼저 살펴 본 뒤 상품을 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