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본사·계열사 등 檢, 10여곳 압수수색
입력 2011-11-09 00:27
검찰이 SK그룹 총수 형제의 1000억원대 회삿돈 유용 의혹에 대해 전면 수사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중희)는 8일 SK그룹 최태원 회장 집무실과 주요 계열사, 임원 자택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SK그룹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은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수사를 했던 2003년 2월 이후 8년9개월 만이다.
검찰은 오전 6시30분부터 13시간 동안 서울 서린동 SK그룹 본사 사옥의 회장실 및 SK홀딩스와 SK가스, 을지로2가 SK텔레콤, 경기도 성남시 SK C&C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회장 일가의 투자 경위를 파악할 수 있는 회계장부와 금융거래 자료 등을 집중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과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 자택은 영장 기각으로 압수수색 대상에서 빠졌다.
검찰은 SK그룹 상무 출신인 김준홍(46)씨가 최대주주인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베넥스)에 SK그룹 계열사들이 2800억원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투자금 일부가 최 회장 측에게 흘러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SK텔레콤과 SK C&C가 베넥스에 출자한 500여억원이 2008년 10월 여러 단계를 거쳐 김씨 차명계좌로 빠져나간 정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돈이 최 회장이 선물옵션 상품에 투자했던 5000억원 중 일부가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 최 회장은 선물투자로 1000억원대 손실을 봤다고 지난 4월 시인했다.
검찰은 또 최 부회장이 SK그룹 계열사의 협력업체를 통해 만든 부외(簿外)자금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확인 중이다. 이미 지난 6월 최 부회장을 출국금지했으며, 7월 협력사 3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동시에 관련자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최 회장 형제는 이르면 다음주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출장 중이던 최 회장은 이날 오후 전용기로 급히 귀국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한동영)는 SK그룹으로부터 자문료 명목으로 30억원 이상을 받은 이희완 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장이 세무조사 무마에 개입한 의혹과 관련, 서울지방국세청과 SK그룹 일부 계열사를 압수수색했다.
지호일 김현길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