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압수수색] SK, “압수수색까지 받을 줄이야” 당혹… 하이닉스 인수 등 차질 우려
입력 2011-11-08 18:30
SK그룹은 8일 검찰의 전격적인 압수수색에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압수수색이 진행된 서울 서린동 SK그룹 본사에 근무하는 한 계열사 관계자는 “올 초부터 그룹에 안 좋은 일이 많았지만 압수수색까지 받을지는 몰랐다”면서 그룹 내 어수선한 분위기를 전했다. 그룹 내에서는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하이닉스 인수 등 그룹의 중요 사업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SK그룹의 공식 입장은 “계열사들의 투자금을 최태원 회장이 유용하거나 다른 용도로 이용한 사실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최 회장의 선물투자와 관련해서도 “최 회장 개인 돈으로 투자해서 손실을 입은 것”이라고 밝혔다. SK그룹 관계자는 “지금까지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해왔고 앞으로도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며 “여러 오해들이 하루속히 불식돼 경영에 전념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동안 최 회장은 2009년과 지난해 선물옵션 상품에 5000억원을 투자했다가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투자자금 조성과 투자 목적에 대해서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최 회장은 “개인적인 투자였다”고만 밝혔다. SK그룹 측은 “투자 규모가 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각종 루머가 많았지만 모두 확인되지 않은 것”이라며 “최 회장이 투자를 한 구체적인 목적은 알 수 없지만 여러 사정을 고려해 투자했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증권가에서는 당시 SK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최 회장이 지분 확보를 위해 급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한편 이날 검찰 수사 소식에 SK그룹 계열사 주가는 동반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SK컴즈가 4.41% 급락한 것을 비롯해 SK C&C(-3.21%) SK가스(-2.47%) SK케미칼(-2.22%) SK브로드밴드(-1.99%) 등이 하락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기 전에는 계열사 주가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