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한국 신용등급 전망 ‘안정→긍정’ 상향

입력 2011-11-07 21:29


3대 국제 신용평가사 가운데 하나인 피치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한 단계 올렸다. 글로벌 재정위기 속에서 우리나라의 대외·재정건전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신용등급 전망이 한 단계 올라감에 따라 1년 후에 신용등급이 한 등급 올라갈 수 있게 됐다. 대외신인도가 높아지면서 주식·채권시장, 기업 차입 등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피치는 7일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피치는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2005년 10월에 ‘A+’로 올린 뒤 유지하고 있다. 피치는 2008년 11월 우리나라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가 2009년 9월 ‘안정적’으로 되돌렸었다.

올해 국가신용등급 상향은 매우 드물다. 피치는 칠레(A+), 에스토이나(A+)만 상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올해 A등급 이상 국가 가운데 상향 조정이 한 건도 없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4건에 불과하다. 기획재정부는 “통상적으로 등급 전망이 ‘긍정적’으로 상향되면 1년 정도 후에 신용등급도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내년에 1997년 외환위기 이전 수준인 ‘AA-’ 등급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피치는 우리나라의 대외·재정건전성과 함께 우리 경제의 빠른 회복력을 등급 전망 상향 이유로 꼽았다. 특히 재정건전성을 중요 사유로 언급했다. 충분한 외환보유액, 은행 등 단기외채 비중 축소, 일본·중국과 통화스와프 체결 등 대외건전성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우리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가계부채 문제, 글로벌 경제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높은 대외의존도, 내년 만기 도래하는 외채 규모가 657억 달러로 크다는 점을 제시했다.

피치의 이번 평가는 금융시장, 해외 자금조달 여건 개선 등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S&P, 무디스의 향후 평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S&P와 10월에, 무디스와는 지난 5월 각각 연례 협의를 마쳤다. S&P는 다음달 발표할 예정이며, 무디스는 현행 등급을 유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P는 우리나라에 A 등급, 무디스는 A1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