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연정 합의… 정국혼란 진정
입력 2011-11-07 21:32
혼돈에 휩싸였던 그리스 정국이 한고비를 넘겼다. 그리스 여야는 연립정부를 구성해 2차 구제금융안을 비준한 뒤 내년 2월 총선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는 사퇴하기로 했다.
◇국민투표 사태 수습 국면=파판드레우 총리와 제1야당인 신민당의 안토니오 사마라스 당수는 6일(현지시간)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 중재 아래 2시간가량 만나 “새 연정을 구성해 2차 구제금융안을 비준한 뒤 총선을 실시키로 합의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이 자리에서 새 정부를 이끌지 않을 것임을 표명했다. 여야는 8일 연립정부를 출범시키기로 했다고 현지 국영방송 NET가 7일 보도했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총선은 내년 2월 19일 치러질 것”이라며 “이는 새 연립정부가 (민간 채권단과의) 국채교환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총리의 국민투표 요청으로 불거진 그리스 정국 혼란은 수습 국면을 맞게 됐다. 2차 구제금융안 비준 및 이행, 동결된 1차 구제금융 중 6회분(80억 유로) 집행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걷힐 전망이다.
현재 그리스 의회(총 300석)에서 사회당은 153석, 신민당은 85석을 각각 확보하고 있어 양당이 합의해 출범한 거국내각이 의회에 제출할 2차 구제금융안은 무난히 비준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 총리에 파파데모스 물망=새롭게 그리스 정국을 이끌 후보로는 루카스 파파데모스 전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와 베니젤로스 재무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BBC가 보도했다. 아테네 일부 매체들은 파파데모스가 총리, 베니젤로스가 부총리를 맡을 것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새 총리는 EU의 그리스 2차 지원 및 긴축재정 패키지에 대한 의회 비준을 이끌고 현재의 정국 혼란을 수습할 책임을 맡게 된다.
파파데모스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물리학(학사)과 전기공학(석사)을 전공한 뒤 같은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미국파 경제학자다.
미국과 그리스에서 교수생활을 한 뒤 1990년대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데 이어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ECB 부총재를 맡으며 이름을 알렸다. 그는 역내 경제 소국(小國)들을 외부 충격에서 보호하는 데 단일통화인 유로가 긍정적 기능을 한다고 주장한 ‘유로존 옹호론자’다. 또 정부부채 문제에 대한 ECB의 과도한 개입을 경계하는 동시에 해당국 정부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