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회장 에릭 슈미트 4년만에 방한 “유튜브 K팝 채널 검토… 한류 적극 지원”

입력 2011-11-07 21:25


세계 최대의 인터넷 기업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7일 4년 만에 방한해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비롯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이석채 KT 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등 국내 통신·전자업계 수장들과 잇따라 회동했다. 2007년 첫 방한 당시 SK텔레콤과 다음커뮤니케이션즈 대표와 면담을 가진 게 전부였던 것과 비교하면 달라진 구글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슈미트 회장은 2001년 3월부터 10년 동안 구글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아오다 지난 4월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에게 CEO 자리를 넘기고 현재는 이사회 회장직을 유지하면서 대외협력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슈미트 회장을 만나 “구글이 IT(정보기술) 분야 최고 선두주자로 한국 기업들과 계속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며 “정부도 적극적으로 제도적 뒷받침을 하겠다”고 밝혔다. 슈미트 회장은 “한국이 매우 짧은 기간에 스마트 시대를 열어 감명을 받았다. 한국 기업이 경쟁에서 다른 나라 기업들을 앞서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게임산업이 앞서가고 있다”고 강조하며 “게임산업을 통해 기술력이 발전하고 있다. 구글은 앞으로도 한국 기업과 협력하고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세계 경제 상황과 유럽 재정위기 등을 주제로 40분간 이어진 면담에서 슈미트 회장은 한국과의 협력 방법으로 인터넷 창업 지원과 유튜브의 케이팝(K-POP) 전용 채널 개설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구글은 이와 관련, 한국 소프트웨어와 한류 콘텐츠의 글로벌화를 돕기 위해 ‘코리아 고 글로벌(Korea Go Global)’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우선 구글은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국내 개발자들이 만든 소프트웨어가 세계적인 서비스로 발전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구글은 한국의 프리미엄 콘텐츠를 기반으로 대한민국의 글로벌 국가 브랜드를 강화하고 한국 콘텐츠 사업의 글로벌 수익화를 적극 도울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과의 면담 직후 최시중 위원장을 찾은 슈미트 회장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개방하는 전략을 계속 유지할 것이냐는 최 위원장의 질문에 “그렇다”고 잘라 말했다. 슈미트 회장은 “안드로이드를 유료화해 최고의 기술에 접근할 기회를 차단하는 것은 우리에게도 큰 손실”이라며 “안드로이드 유료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슈미트 회장은 또 “내년에는 경쟁이 스마트폰과 클라우딩 컴퓨터 부문에서 전개될 것”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에 비해 구글이 지닌 강점인 안드로이드를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슈미트 회장은 앞서 오전에 통신사 CEO들과 모바일 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슈미트 회장은 특히 SK텔레콤 하성민 사장과의 만남에서 한국 이동통신사들의 근거리무선통신(NFC) 시범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모바일 커머스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마트홈, 스마트TV 등과 관련한 테스트베드 사업을 하면 어떠냐”고 제안했다.

슈미트 회장은 8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인터넷 개방성과 혁신’에 대한 주제발표를 할 예정이다.

맹경환 태원준 기자 khmaeng@kmib.co.kr